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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을 맞이하며.
Level 2   조회수 25
2018-11-06 23:15:06
#1. 딱 한 달만이오.

오늘 버스타고 오면서, 뭔가 허전한데 싶어서 보니

에이앱 글쓴지 벌써 한달이 되지 않았겠소?

다이어리 시즌이라 How to ADHD에 나온 bullet journal을 시도해 보고

이에 대한 다짐을 남기려고 했는데

한 달 넘어가면, 계속 미룰 것 같아, 일단 일상을 남기오.

 

#2. 1주일에 3-4번 챙겨먹는 저녁 페니드

나를 좀 더 앉아 있게 만들고 있소.

속이 불편한 것도 많이 사라졌고, 커피를 오후 2시 이후 안 먹고,

페니드 먹는 시간을 5시-5시 반 정도로만 하면 잠자는데 크게 지장은 없는 것 같소.

그럼에도 수면장애가 있으신 분들은 별로 권하고 싶지는 않소.

수면과 바꿀만큼 드라마틱한 집중력은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오.

 

#3. 한 달 중 가장 좋은 일- 지난주 월요일에 딱 1시간 15분 수업을 하였소.

소인은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에너지를 뺏긴다고 생각하고

가르치는 일에 어울리지 않았고

과외도 억지로 억지로 하던 사람이었소.

그런데 수업준비도 논문 쓸 때보다 집중이 잘 되고 의외로 정신 건강에 좋았소

(물론 두통+컨디션 저하 이틀이 따라왔소).

무엇을 성취하는 기분, 참 오랜만이오.

 

#4. 10-11월은 항상 힘드오...

작년 이 때쯤 집중력 떨어진다고 대학원생들이 흔히 겪는 우울증같다고

보건소를 다니기 시작하오.

 

울컥울컥하오.

날씨 +

이번에는 뭐하느라 이렇게 지나갔나,

이번에도 졸업을 못하는구나, 때문이오.

 

물론 음악을 바꿔듣거나

억지로라도 다른 사람을 만나면 또 괜찮고

아무렇지도 않은데

그것 자체를 피하게 되오.

더 우울해지려고 노력하는 사람처럼.

 

#5. 지난주 월요일 수업 후 진료가 있어 의사 선생님께 계속 감정이 컨트롤되기 어렵다고 하니

일단 지금 내가 우울할 수밖에 없고 힘들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정하자고 하셨소.

약은 일단 그대로 두기로 하였소.

 

#6. 일요일에 학교 안 나가고 쉬니 괜찮아졌는데

그럼에도 근래 2년동안은 가지지 않았던 생각,

"그만 할까?"라는 마음이 한 구석에 자리잡았소.

물론 비현실적이오. 내가 정말 그만두고 싶어하는지도 모르겠소.

"아, 직장인들 사표를 마음에 품고 다닌다는 것이 이런 거구나" 싶소.

이번 가을은 나에게 또 이렇게 흔적을 남겼소.

 

#7. 이렇게 그만두는 것까지 생각하면서도 또 뭔가 진전을 남기고 싶어

bullet journal을 작성을 생각하오. 그러나 벌써 미룬지 1주일이오.

 

요즘

외부일정은 네이버 캘린더(핸드폰)에 임시 저장

일상에 대한 짧은 기록(투약일지, 학교일지) 은 에버노트로 남기고

학업에 대한 기록은 노션으로 남기고

중간중간 글 쓸 때는 연습장에 끄적이오.

이것 자체가 아직 잘 정돈되지는 않았소.

나에게 기록은 잘 정리된 서류파일이라기 보다는

뇌에서 잘 하지 않게 되는 것을 돌리는 기름칠 느낌이오.

 

그럼에도 나름  작은 습관 같은 것을 새롭게 들이려면 조건을 구체화하고,

단지 시간 때우기가 아닌 논문 진도를 파악하려면

다이어리같은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었소.

회복해서 곧 적용하고 내 다짐을 다시 알리겠소.

 

이번 가을도 늘 그랬듯 지나갈 것임을 아오.

모두들 따뜻하게 겨울을 맞이하길 기원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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