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안정감이 없다. 금방 무너져내린다. 그건 그럴 만하다. 상처에도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톡 건드리기만 해도 도지는 깊은 상처가 있기 때문이다. 아주 일상적인 것들이 제일 힘들기 때문에 나는 약한 사람이다.
#2. 어디 갈 때 길을 헤매서 고생을 하더라도 좌절하지 않는다. 내가 길을 잃는 건 너무 당연해서다. 기껏 한 설거지에 때가 묻어 있어도 마찬가지다. 그냥 설거지를 다시 한다.
#3. 나는 대신 설거지를 깔끔하게 하라는 사람의 말에 상처받는다. 길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라는 조언에 상처받는다. 뭔가를 잡으려고 해도 팔이 잘린 것 같으니까. 실수하지 않으려고 할 때 눈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보통 그럴 때 주변에서 본 나는 서툰 동료라기보다 이상한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하면서 공부(공시)하는 것이 아주 어렵다. 저번에 독서실 알바를 잘린 것처럼, 일에는 그런 일상들이 널려 있고, 사람의 눈과 말이 늘 나를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3. 유치원 학예회 때였다. 사실 잔인한 것은 어른이나 아이나 마찬가지여서 그 때 이미 내 실내화에는 몇번이나 압정이 들어있었다. 학예회가 고통스러운 것은 그것을 내 부모로부터 숨겨야 하기 때문이었다. 나는 늘 연기를 했었는데, 그 때 학예회에도 도중 행사로 연극이 있었다.
#4. 내가 내 배역을 마쳤을 때의 순간을 잊지 못하겠다. 나 다음 배역을 맡은 아이도, 그 다음 배역을 맡은 아이도 다같이 얼어 있었다. 아마도 몇십명의 어른들이 배역이 올 때마다 자기를 주시하기 때문이 아니였을까. 도저히 연극이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내 다음 배역도 그 다음 배역도 대신 맡아 연극을 진행했다.
#5. 우월감을 느끼기보다 나는 안도했다. 이 이상 없을 형태로 부모님으로부터 괴롭힘을 숨겼기 때문이다. 배역을 맡지 못한 그 애들한테 고맙기까지 했다. 다만 조금 억울했다. 그 애들이 그때 느낀 그 긴장감은 내가 일상생활에서 늘 느끼던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건 즉 그 애들은 평소에 그렇게까지 긴장하지 않아도 나처럼 실수하지도 나처럼 괴롭힘당하지도 않는다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그건 내가 걔들이랑 정말 다르다는 뜻이기 때문에 너무 외로웠다.
#6. 연극은 계속되고 있다. 다같이 힘든 훈련을 할 때의 군대에서 나는 별로 뒤떨어지는 축이 아니었다. 행군의 고통이나 유격의 고통이나 혹한기의 고통보다 평소 내무반에서의 설거지가 나는 더 어려웠기 때문이다. 항상 때가 남아있었고 항상 맞았으니까.
#7. 학점은행제에서 발표를 할 때였다. 내가 좋아했던 그 누나가 말했다. 발표는 잘 하는데, 이상하게 전체 주제가 조금씩 빗나가거나, 중반까지 잘 진행하다가 결론이나 마지막이 조금 엉뚱하다고. 평소에 반장 일을 할 때나 사람들 챙길 때는 또 나름 꼼꼼한 것 같은데...
...사실 상처는 1도 안 받았다. 오히려 내가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다른 학생분들보다 나를 잘 아는구나 싶어서 기쁘기까지.
#9. 연극이 더 솔직한 때도 있다. 지난 이틀 사서자격증을 받으러 서울에 친구랑 같이 올라갔는데 그 친구가 이렇게 말했다. ADHD라는 건 사실 한쪽 눈 실명 정도는 되는 것 같다고. 가족도 그렇게는 생각해주지 않기 때문에 나는 조금 기뻤다. 이건 조금 어리광이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괜히 허세로 내가 길을 찾겠다느니 하면서 이틀간 같이 놀았는데, 그게 장난이라는 걸 이해하는 친구였기 때문에 다소 안정을 얻었다. 그리고 몇 번은 정말로 미로같은 길을 잘 찾아내서 기뻤다. 도중에 몇 번 누군가를 도울 수도 있었고, 그 때 내가 나 자신에게 지지 않아서 자랑스럽다고 생각했다.
#10. 그리고 일상. 나는 오늘 공부를 하지 못했다. 나는 일상에 서툴기 때문이다. 설거지 아 이 빌어먹을 설거지. 재충전으로 힘은 얻었지만 다시 직면한 일상은 이상하리만치 나를 약하게 만들었다. 별 것 아닌 말들이 급격하게 나를 깎아먹는다 망나뇽은 냉동빔에 한방이야
해서 언제나의 계획표를 세우려고 글을 썼다... 나도 모르게 옛날 이야기까지 쓴 걸 보면 음, 확실히 내 약함은 뿌리가 깊다.
1) 빨래 돌리고 널기-1 2) 쓰레기봉투 사와서 방에 있는 쓰레기 치우기-7->내일로 미룸 3) 방정리-8->내일로 미룸
4) 면도기 뜨거운 물이랑 알콜로 소독하기-2
5) 샤워하기-3
6) 이마트 가서 안경 가져오기-4
7) 자료조직개론 토요일 파트 문제 출제하기-5.
8) 친구랑의 약속 지키기. -6 9) 분리수거 전부 다 하기 10) 빨래 새로 한 것들 다 널기
마지막까지 남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게 하소서
뭔가 댓글 수가 늘어나는 게 민폐같아서, 일주일을 정리하는 게 성가셔서. 앞으로 갱신은 본문에다 해야겠다.
★ 6시 기상한 요일(일어나서 행복한 한국사하자) -09,08(토) 6시 30분 -
☆ 공부한 내용 정리 (일주일 단위로 지워나가기)
한국사(3) [회독하면서 필기, 필기한 부분에 사료집에서 중요한 부분 및 3.0 단권화]
1강, 2강, 3강
4강, 5강, 6강,
7강, 8강 9강
10강 11강 12강
13강 14강 15강
16강
영어(1,10) [하프 문풀] 1, 2, 3, 4, 5, 6, 7
자료조직개론(2,2,2)
[KCR] 30 31 32 33 38 39 44 45 KCR 문풀 3-1 3-2 3-3
[DDC]65 66 67 72 73 74 75
[KDC]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국어
월요일에 학원 가서 예정대로 문풀반 등록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