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어떻게 해서라도 나갈 일을 만들어야겠다!
이유인즉, 원래도 집순이였으나 날이 추워지면서 더더욱 나갈 생각이 들지 않았고 약속이 없다는 핑계로 딱히 나가야 할 이유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언제나처럼 같은 일상을 보낸다면 도저히 나의 하루를 글로 써낼 수 없을 것 같았다. 글을 쓰기 위해서, 그런 김에 지루한 하루에 변화도 줘 볼 겸 무언가를 해보자고 다짐했다.
다짐만 하였다.
오늘은 지금 외출하기엔 시간이 애매해서, 오늘은 어디로 나가서 무얼 해야 할지 모르겠기에, 오늘은 날이 좋지 않아서, 또 오늘은 날이 좋으니 따듯한 햇살을 실내에서 만끽하고 싶어서. 다짐만큼이나 다양하게 미룰 이유가 생겨버렸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금요일 오후가 되어버렸고 ‘내일은 정말 나가야지. 하지만 무얼 해야 하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 핸드폰이 울렸다. 친구의 전화였다.
“롤러장 갈래?” “언제?” “지금.” “그래.”
집으로 가던 길, 약속 장소로 행선지를 바꾸어 버스에서 내렸다. 날붙이 혹은 바퀴 달린 신발은 10여 년 만에 신어본다. 그 중에서도 오늘 신을 바퀴 네 개 달린 신발은 처음 신어보지만, 어릴 적 스케이트를 잘 탔었기에 걱정은 없었다. 자신만만하던 순간도 잠시, 롤러 화를 신자마자 미끄러운 느낌에 어정쩡한 자세로 균형을 잡고 서 있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너무 오랜만인 탓일까 혹은 지난 10여 년간 운동을 하지 않아서 녹슬어 버린 신체 탓일까. 나이가 많아 봤자 20살 정도로 보이는, 트랙 안에서 힘차게 달리고 있는 어린 친구들을 바라보다가 용기를 내어 천천히 천천히, 빠르지 않은 속도로 한 발씩 내디뎠다. 내 옆을 빠르게 지나가는 어리고 에너지가 넘치는 친구들을 조심조심 피해 다니며 트랙 속에 섞이다 보니 30분쯤 지난 때에 잃어버린 줄 알았던 소싯적의 감을 되찾고 점점 자신이 붙기 시작했다. 롤러장에 사람이 하나둘씩 빠지고 나와 친구 둘만 남았을 때 빠른 속도로 트랙을 한참을 돌았다.
그때는 몰랐지, 갑작스러운 운동으로 다음 날 허벅지에 엄청난 근육통이 찾아올 줄은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