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매일 6시 기상을 목표로 해서 8시반에 학교 도착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매일 일어나는 시간은 6시가 아닌 6시 15분~30분이지만 괜찮습니다. 버스가 7시 30분에 있거든요. 그리고, 학교에 도착해서 공부를 하느냐? 아닙니다. 놀아요! 학교에 도착만 하면 저는 자유입니다. 딱 하나만 더, 도서관에 학생증 찍고 들어가기까지만 하면 더 이상 제게 주어진 의무는 없습니다.
저는 이런 식으로 저를 도서관에 강제로 보내고 있어요. 저는 정말 도서관에서 놀 때가 많아요. 도서관 어디 구석으로 가서 폰게임을 1시간씩 할 때도 있고, 웹서핑을 5시간동안 할 때도 있습니다. 단 하나 지키는게 있다면 공부하는 공간 (열람실) 에서는 놀지 않습니다. 공부하는 공간과 노는 공간은 확실하게 분리하는 편이예요. 우리 뇌가 어떤 공간에서 어떤 활동을 하면 그 공간의 용도를 점점 확정짓는다고 하더라구요. 뭔가 공부하는 공간에서 놀면 제 신성한 공부 공간이 오염되는 느낌이라 강박적으로 공부공간에서만큼은 놀지 않습니다. 공부하다가 놀고 싶으면 아예 폰 들고 열람실 밖으로 나가버리는 편입니다.
책에서 봤던걸 응용한건데, 운동을 하고 싶으면 일단 헬스장에 가서 2분만 런닝머신을 뛰고 다시 집에 와라. 라는 말이 있었어요. 정말 2분만 런닝머신을 뛰고 와도 성공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에게 칭찬하고 축하해주라고 하더라구요 ㅋㅋㅋ 진짜로 2분만 뛰고 집에 가는게 한 1주일 반복되면, 우리는 점점 운동을 하러 헬스장에 가는 습관이 형성이 되어가는거죠. 특히 우리같은 @들은 어떤 행동을 시작하기까지의 정지관성이 너무나도 강하고, 무엇보다 우리의 의지력은 정말 들쭉날쭉하니까 그 일의 첫 목표를 할 수 있는 한 가장 쉽게 하는거예요. 
(우리 adhd들의 의지가 들쭉날쭉함을 유머로 승화시키는 밈)
목표가 100이고, 한번에 100을 하면서 일을 지속하려고 하면 우리의 의지가 사라지는 순간 그 목표를 지속할 수 없어지고 우린 그걸 작심삼일이라고 부르죠. 그래서 10씩 조금씩 하면서 계속 제 뇌에게 놀라서 도망가지 않도록 적응을 시켜주는 거예요. 의지가 100일때는 100씩 할 수 있지만 어느날 의지가 30인 날이 왔을때도 10을 지속할 수 있게. 의지가 30인 날에 100을 하려 한다면 아예 시작조차 안하겠지만 10을 하려하면 시작 자체는 그나마 쉽거든요. 그리고 우리 뇌는 반복되는 행동을 점차 자동화시키고 이게 습관이 되는거죠.
저같은 경우, "일단 도서관에 간다"를 목표로 잡았어요. 도서관에 누울 수 있는 침대도 좀 있어서 졸려도 거기서 자야지~ 하는 마음도 가질 수 있고, 재밌는 책이나 누워서 읽어야지~ 하거나, 구석에서 게임이나 해야지~, 아 재밌는 유튜브영상 나왔네. 도서관 가서 볼까? 이런 식으로요. 일단 도서관에 저를 데려다놓는걸 제1목표로 하고 지금 12일째 지속중인데, 확실히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공부를 확실히 전보다는 훨씬 더 많이 하고, 주위 학생들이 모두 열심히 하니까 자극도 받구요. 물론 여전히 이상적인 저의 모습까지는 한참 멀었습니다. 늘 하기 싫고, 딴짓 하고 싶고, 놀고 싶다는 마음은 언제나 존재해요. 이 놀고싶다는 마음을 여전히 할게 쌓여있음에도 그냥 미루고 놀아버리는것, 여전합니다. 다만 조금은 줄어든 것 같기도 해요 ㅎㅎ 그래도 계속 도서관에 나오니까 뭔가 제대로 살고 있다는 자신감도 들고, 친구들 만날때도 더 긍정적으로 대화하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제가 떳떳하지 못해서 친구들과의 만남을 좀 피했었거든요. 이게 해결돼서 너무 좋아요!
아직도 아침에 일어나서 학교가는게 힘든 일이지만 (이건 부모님의 도움도 받고 있어서 가능한 것 같아요) 언젠가는 학교 가는게 습관화, 자동화되어서 에너지를 굳이 쓰지 않아도 잘 가는 제 모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목표의 시작을 굉장히 작게 잡는게 생각보다 저에게 되게 유용했어서, 공유하고 싶어서 글 썼어요. 제가 작심삼일의 제왕이였는데, 콘서타 덕도 분명히 있겠지만 벌써 12일째 연속으로 아침에 도서관에 나오고 있으니ㅋㅋㅋ 모두들 바라는 삶을 사실 수 있기를! 파이팅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