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살때 부터 데려와 13년 키운 강아지가 처음엔 그렇게 좋아하던 등산을 거부하고 산책 갈 때 쉽게 지쳐해서 병원에 데려갔는데 심부전 3기 판정을 받은지 벌써 10개월이 지났다 처음 몇개월은 산책가는 거리가 점점 줄어들더니 계속 누워만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 이젠 먹지도 마시지도 못한다 처음 몇일 밥을 잘 안 먹었을때 바로 병원에 갔어야 하는데 원래 밥을 먹었다 안먹었다 했으니 기다리면 먹겠지 했던 게 독으로 돌아 왔다 병원에 갔을땐 신장이 다 망가졌더랜다
내 안일한 생각과 무기력하고 무심한 마음이 강아지 명줄을 줄였다 이제 강아지는 살날이 몇일 안남은 것 같은데 머리는 자꾸 멍하고 정신이 다른 곳에 가 있는것 같다
몇년간 투병생활을 씩씩하게 견뎌 왔던 엄마도 몇달전부터 배가 아파서 밥을 잘 못 먹기 시작한 이후부터 점점 쇠약해져가는데 이러다 둘 다 같이 내 곁을 떠날 것 같다 막연하게 이런 날이 올지 예상은 했지만 이제 그 상황들이 현실로 닥쳐오니 자꾸 회피하고 싶고 아픈 내가족들에게 의지가 안돼는 내가 싫다
왜 이런 인간으로 밖에 자라지 못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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