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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변했는가
Level 3   조회수 195
2021-09-05 17:37:44

시간이 꽤 오래 지났다.

처음 진단을 받고 힘든 수험생활을 하던 시절을 포함해서 주변 사람들과 나 스스로부터 어떻게 변했는지 느끼고 있다.

우울하고 무기력함에 지배되었던 나는 그저 자기연민에 빠져 아무것도 못한 채 불필요한 위로로 나를 감싸고 있었다.

걸림돌과 같았던 수험생을 그만두고, 새로운 전공에 대한 제안과 길이 열리면서 태산같던 짐이 어깨에서 내려지게 되고 스스로가 달라짐을 분명하게 느꼈다.



종종 우울증에서 멀어지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하는 이야기가 있다.

"내가 어떻게 그런 생각들을 했는지 이해가 안된다."

지금 나 또한 그런 생각이다. 우울하고 힘들었던 나에게 쉼터 같았던 에이앱이나, 친구들 등등 주변 사람들에게서 조금은 멀어진 것이

나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adhd는 여전히 남아있는 듯 하다.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낄정도의 집중력이 부족한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길게 집중하지 못하는 내 습성은 남아있는 듯 하다.

약을 쓰지 않고 스스로 다이어리나 리마인더 등을 이용해서 극복해볼 생각이다. 여전히 수업을 듣거나 과제를 하는데 어려움은 있다. 열심히 캠스도 하고 스스로 목표도 세워서 꽉꽉 채워서 살아야지.

아날로그 감성으로 목표를 종이에 적고 하나씩 해결할 때 마다 지워나가는 맛이 좋다.


내 오랜 습성인 가혹한 채찍질이 다시 나오고 있다. 이루기 어려운 초자아를 다시 만들고 이뤄내지 못한다고 멍청하다며 채찍질을 하고 있다.

포기하는 것도 너무 어렵다. 조금 내려놓는 일이 너무 어렵다. 지금까지 별 볼일 없어도 그나마 이렇게 이룬 것이 그 방법 뿐이라는 생각에 가혹한 채찍질을 내려놓지 못하겠다.

그렇다고 정작 내게 주어진 업무를 할 때는 꽉 채워서 집중하는 힘도 없다. 다시 옛날로 돌아간 것 같아 어차피 쉽게 바뀌지 않을 거라면 '작은 목표세우기' 부터 실천 해 볼 생각이다.


기타 선생님이 내게 얘기했다.

마음이 너무 급하고 바라보는 곳이 너무 멀다. 당장 이룰 수 없는것도 알고 욕심도 많은데 스스로만 괴롭히는 것 아닌가. 작은 목표부터 차근차근 해 나아가라.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음악릉 배우는 일인데 기쁘지 않은 것은 내가 못해서 일까? 아니면 그냥 신기루 처럼 재밌는 일로만 남겨뒀으면 더 좋았을까?

연습은 당연히 지루하고 재미 없는 일인데 왜 그럴까.. 생각이 많아지고 연습을 덜 하게 되고.. 그 전에는 단지 잘하고 싶으면 생각이 많아지는 버릇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그냥 게으른걸까라는 생각도 든다.

불필요한 자기합리화는 그저 내 발목만 잡는 것 같아서 말이다. 그냥 아무생각 없이 습관으로 만들었어야 했는데. 아 그렇지, 나의 전성기때 어떻게 살았을까? 습관이 참 좋은 일이었던 것 같다.

좋은 습관 만들기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목표를 이뤄나가봐야 겠다. 

약을 쓰지 않는다고 해서 안주하고 있다가는 실상 더 나아지는 사람은 아닌 것 같아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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