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어려운 것. 갈수록 알 수 없는,
기억이 존재한 그 순간 부터 관계에 대해 생각했다.
가깝게는 친구, 부모, 그리고 나와 자신, 세상 모든 것과의 관계를. 어떨 때는 휘몰아쳐 광풍처럼 휩쓸고 가지만 언제는, 존재 조차 희미하여 흔적도 찾을 수 없는 것.
관계는 언제나 그랬다.
원한다 하여 곁에 있지 않고 원치 않는다 하여 떠나지 않았다. 내 의지와 상관 없이 멋대로 머물다 가고, 다시 찾아오는 그 것에 휘둘려 보낸 시간들이 얼마나 많은 지.
그 모든 것에 지쳐 모든 걸 끊었다. 동시에 새삼 변치 않을 풍랑 위 배를 찾아 헤매고, 기다리고, 헤매고, 기다리고.
그렇게 닳아 없어졌다 생각했는데 또 다시 상처 받고 끝 없는 길을 걷는 걸 보면 참, 끈질기다.
살아간다는 건 그런 것일거다. 알 수 없는 기대와 실망이 뒤엉킨 어떤 모양새.
담담히 의연하게. 세상의 외곽선을 망설이지 않고 그릴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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