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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일기
Level 10   조회수 206
2020-07-28 21:13:34

약 한달간이 너무 길고 짧게 느껴진다. 고통스러움을 기준으로 둔다면 너무 길었고, 내 인지속도를 기준으로 둔다면 너무 짧았다.

글을 쓰면서 머리를 정리하고 싶었는데 여분의 에너지도 시간도 없었다.

한달 쯤 전부터 얼마간 여러 장기가 정상범위를 벗어난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는데(지금은 괜찮다) 그걸 기점으로 정신도 쇠약해졌다.

지난 토요일에는 길을 걷다가 정말로 비참하고 불행하다고 생각했다. 

문득 행복하다고 느낀 적은 가끔 있었어도, 의구심없이 떳떳하게 불행하다고 말할 수 있을만큼 불행한적은 거의 처음이었다.


일요일에 겪은 충격과 멘탈붕괴의 모먼트는 현재 상태를 반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어찌 마음이 부여잡아져서 지금은 나름대로 평화로우면서 어느정도 위기감을 느끼는 상태이다.


비참함이라는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스스로를 비참하다고 여기는건 우울증환자에게는 좀처럼 쉽지않은것같다

비참함은 내 의지와 외부상황이 강하게 충돌할때 (인생이 내 뜻대로 돌아가지 않을때) 느끼는 감정이고

우울증환자의 경우에는 무언가와 충돌할만한 질량의 의지를 갖고 있지 않기때문에.. 비참함!!! 이라는 역동적인 감정도 느낄 수 없는것 아닌가..


어떤 과정을 거쳐 비참함에 이르게 되었나를 되짚어보면

내가 관리하고 통제해야할 모든 일들이 손틈사이로 빠져나가는 느낌을 내내 경험했다.

마치 품질이 불량한 알록달록하고 동그란 껌처럼.. 씹을수록 입자들이 모여서 찰기를 형성하는게아니라 씹을수록 침에 녹아서 분리되는 그런 느낌.. 그런 frustrating한 감정이다


아무튼 지금은 어느정도 위기감이 있고 평화로운 상태니까...... 데드라인을 앞당겨서 뭔가 할일을 해나가다보면 또 괜찮은 상태가 지속될것이다.

여러모로 변화의 시기이다..


그리고 나는 쿠팡에서 딱히 필요없는 물건들을 로켓배송시키며 스트레스를 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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