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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배터리+CAT 검사 후기와 앞으로 치료 방향
Level 3   조회수 4845
2020-03-13 14:59:16


돈이 부담 돼서 받지 말아야지 했던 풀배터리 검사였는데 생활 개선이 되지 않고 스트레스만 더 커져서 결국 병원을 옮기고 풀배터리와 CAT 검사를 봤습니다.

검사를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말하자면 풀배터리 검사는 종합 심리 평가로 35만원 정도 드는 임상심리사 분과 1시간 30분 정도 1:1 검사를 보는 거구요(데칼코마니 사진 보고 떠오르는것 말하기, 집 나무 가족 그리기 등등 평소에 들어보기만한 검사들을 통틀어 전체적인 검사를 했습니다) CAT 검사는 컴퓨터로 하는 주의집중력 검사인데 10만원이 듭니다.


다들 CAT 검사 결과를 흔히 "저하 몇개 떴다, 경계 몇개 나왔다" 등으로 표현하시는데 결과표에는 총 네가지 시험 영역으로 나뉘어서 표시가 되어 있더라고요.. 모든 세부 영역을 통틀어서 말하는 거라면 저는 저하가 네 개 나왔고, 작업기억 영역 빼고 나머지 세 영역이 저하수준으로 나왔습니다. 솔직히 몇몇 분들 말하시는 것 보고 CAT 시험 엄청 쉬운거라고 생각했는데... 도형 보고 클릭하는 것조차 15분 동안 해야 하니까 5분 지나고 나서부터는 집중력이 오락가락 하더라고요 ㅠㅠㅠ 여기서 정상이랑 저하가 갈리나봅니다!!!


풀배터리 검사로 보자면... 검사를 위해서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때까지의 생활기록부를 제출했었는데요, 제 생활기록부에는 선생님들이 죄다 저를 "성실하고 꾸준히 노력하며 공부를 잘하고 인성이 바른 학생"이라고 표현했더라고요... 의사 선생님도 이부분을 의아해했고요. 근데 종합검사 결과를 보면 부정적인 감정이나 표현을 억압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니 어느 정도는 납득이 되기도 합니다. 어머니 면담도 필요했지만 어머니께서는 결국 도움을 주지 않으셔서 제외하고 진행했습니다.

풀배터리 검사 결과에서는 인지 기능과 정서 사고 두 가지로 나뉘는데, 인지 기능은 평균보다 높은 수준에 있지만 복잡한 문제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해 편차가 크다고 하더라고요. 재밌는 건 CAT 작업 기억 능력은 정상이 나왔는데 풀배터리 인지 기능 검사에서는 작업 기억력이 평균 수준이지만 비교적 제일 낮게 나온 것.. 주의집중력 문제를 다른 인지 영역이 그나마 보완을 하고 있다고 보여진다고 설명이 되어 있네요.... 어떨 때는 머리가 잘 돌아가는 것 같다가도 어떨 때는 굉장히 머리가 안 돌아가는 듯한 기분은 이런 것에서 기인하는 걸까 생각을 해봅니다...아 그리고 문제를 푸는 동안 굉장히 조급해하고 잘해내고 싶어하는 경향, 말에 두서가 없다는 등의 코멘트도 적혀 있었...ㅠㅠㅋㅋㅋㅋㅋㅋ

정서 사고 분야의 검사에서는 좋은게...하나뚜.. 없었....ㅠㅠㅠ 제가 이렇게까지 부모님 컴플렉스가 심했었나 싶네요. 자존감 열심히 키우려고 노력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매우 낮고, 어릴 때 감정 표현을 적절히 하지 못하고 정서적 지지를 받지 못해 억압되어 있고 사람을 심하게 경계한다고.. 맞는 말이긴 한데 사실 정서적인 문제는 크지 않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냥 마음가짐에 따른 거라고, 극복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어요.(이런 것도 엄마에게 주입받은 생각인가 봅니다) 


결과적으로 제 결과를 요약하자면

1) BGT, 지능(작업 기억력 저하 제외)에는 문제가 없으나 주의집중력 및 작업 기억력의 두드러진 어려움

2) 정서적으로 불안감, 부정적인 정서가 있으며 낮은 자존감, 감정 억압, 성급함, 불편한 정서에 대한 회피적 태고, 피상적 대인관계,....등등


그리고 의사선생님 소견으로는 저는 주의집중력의 문제도 있지만 그것보다 훨씬 큰 문제가 정서적인 문제라고, 설령 주의집중력의 문제가 없더라도 이런 정서 상태로는 제대로 생활하기 힘들거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일단은 콘서타와 함께 우울증약을 조금씩 시도하기로 했고 일주일에 한 번 심리상담 치료도 하기로 했답니다..

저번에 글을 몇 번 썼을 때도 여기 분들이 저에게 심리 상담을 추천하기도 했지만 돈이 부담스러워서 생각을 안 하고 있었는데, 정말 진심으로 지인짜로 제 자신을 바꾸려면 이렇게 해야겠다 싶어서 하기로 했답니다...ㅋㅋ...


얼른 검사 결과를 받고 싶었는데 어제 막상 받고 나니까 현실이 너무 잔혹해서 그날 오후 동안은 좀 서글퍼지더라고요..ㅋㅋㅋ 내가 이렇게 우울한 사람이기만 한게 아닌데.

극복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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