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해서 영양제를 사는 심리 핸 조회수 46 2019-06-30 23:35:16 |
얼마 전에 장이 제2의 뇌라는 글을 보고 유산균을 주문했다. 그리고 어제는 늦은 밤까지 영양제 정보를 찾아보며 인터넷을 계속 해메다 또 영양제를 잔뜩 주문했다.
보조제는 보조제일 뿐이다. 드라마틱한 변화는 가져다 주지 않는다.
그것을 인지하고 있으면서 영양제를 사고 맞는 걸 찾아내고 말겠다는 생각은 멈추지 않는다.
무엇이든 되었든 이 현재의 상태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지길 바라는 심리에서, 나에게만은 뭔가 다른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실낱같은 기대를 바라며, 빈 영양제 통이 그래도 난 무언가 노력하고 있다는 증거가 되어줄 것을 핑계삼아 가볍디 가벼운 위안과 아주 미미한 진전을 위해 계속해서 영양제를 사는 것이다.
무언가를 사는 행위 자체를 즐기는 것 같기도 하다. 난 나에게 도움을 주는 것을 사는 것이라는 변명을 이유로 계속 제 딴엔 '정당한' 소비를 하는 것이다.
이런 행동들이 얼마나 반복될지는 모르겠다. 앞으로 알 수 있는 것들이 하나도 없다. 그래서 밤에 자는 것이 두렵다. 내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내 시간이 흘러가는 것이 무섭다. 알 수 없는 어떤 일들이 벌어진다는 게 두렵다.
그럴 때면 밤에 또 사버릴 영양제를 찾는 것이다. 그게 알량한 위안이라도 위안이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괜찮은 게 아닌가 한다.
일단 내일은 더 나아지겠지 더 좋아지겠지 하고 스스로를 달래다 보면 어느새 아침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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