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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타 18mg으로 다시 시작
Level 2   조회수 79
2019-06-16 17:57:22
대략 2,3개월 동안 멈췄던 약 복용을 다시 시작하고 있다.

약을 꾸준히 먹어왔던 지난 9개월여 동안 멍때리는 것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불면증도 대수롭지 않게 넘겨 왔다만, 커피를 못 마시는건 진짜 괴로웠다.

커피만 마시면 가슴이 쿵덕쿵덕 대고 심지어 손까지 떨리기에 선택의 기로에 서서

둘 중하나를 버려야 했다.

모닝 커피 대신 캐모마일 차로 바꾸는 노력 끝에 약 복용을 계속했었으나,

겨울이 끝나고 냉장고 아메리카노 계절이 돌아 오면서 인내심에 금이 가기 시작했는데

눈치 없는 엄마가 어디서 카누랑 루카스9을 박스째로 얻어오던 날, 손을 놔버렸다.

그날 바로 커피를 타며 약이랑은 굿바이 했었다. 한 번 먹기 시작하니 금방 하루 3잔으로 불어났다.

지금은 가볍게 넘기고 미소지으며 글 쓰고 있는 이런 엄마의 행동들이 예전에는 그렇지 못했다.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고 독립할 능력이 없었던것도 아니였으나, 짜증을 제어 할수는 없었다.

집에 있으면 답답하고 우울하고 불안해서 아르바이트를 손에 놓은적이 없다.

회사 사무실 생활 하던 20대 중반부터는 자취생활을 하며 10개월, 11개월에 한번씩 이사를 다녔드랬다.

이사비용이랑 중개 수수료하며 이사할때의 그 귀차니즘을 감내하면서도 그렇게 이사를 다녔드랬다.

안하고는 못참겠더라..

귀차니즘 따위는 방을 옮기고 나서 몇달 이나마 느꼇던 그 평안함 속에 잊혀지더라.

그 돈으로 여행이나 다닐껄....

누가 왜냐고 묻는다면, 나도 모른다. 그땐 그렇게 금방 지겨워져서 금방 흥미를 잃었다.

심지어 사람도 맨날 보던 사람들만 보니 저 멀리가고 싶었다.

공허하고 밋밋해서 삭막하기 까지했던 사무실 생활 하던 그때 내 ADHD는 정점이였고

내가 감당이 안될 정도로 사회에서 나는 구석진곳에 빠졌다.

여기 까지.

대충 적기로 했는데 너무 길게 적는 거 같다.

암튼 콘서타 18mg으로 재시작하고 5일째. 커피를 다시 끊었지만, 조만간 커피와 공존할수 있는 복용법을 생각해봐야겠다.

약을 끊고 제일 먼저 시작된던건 집중력 문제였다. 이야기를 듣고 있지만 자꾸 딴 생각으로 빠진다.

눈은 뜨고 있지만 보고 있지는 않다. 딴 생각에 자꾸 빠진다.

그 다음엔 이야기하다가 내가 하고 있는말이 뭔지 잊어버렸다. 마치 블랙아웃처럼 머리속에 까맣게 변해서

말이 끊긴다. 대충 얼버버리고 어버버 하다가 그 자리를 뜬다.

처음 보는 사람은 나를 이상한 눈으로 봤었다.

ADHD를 몰랐던때, 그때는 이런 이유로 오해가 생겼는지 혹은, 무시한다 여겼는지 어떤 사람은 나한테

분노의 눈빛을 보내기도해 당황할때도 여러번 있었드랬다. 나란 놈은 여러모로 신뢰성을 주기 힘들기에

사회생활이 쉽지않다.

그리고 약 끊고 다른 문제로는 나도 모르는 사이 무기력하고 안절부절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나는 이게 제일 힘들다.

본의아니게 남들과 트러블도 많았고 뭘하는지 이해못해 비웃음받고 눈치봤었고 겉도는게 주특기였으나, 그런것보다

이 무기력함과 안절부절은 자꾸 내가 원하는 걸 포기하게 만들고 지긋이 뭔가 하고 있는걸 힘들게 만들어

일상생활 유지가 어렵다는걸 여러번 겪어왔다.

이때부터 나는 이사를 생각하게 되고 혼자 자꾸 떠나게된다. 요즘은 혼자사는 친구집에 가서 동거 비슷하게

하면서 귀찮게 만들어주고 있다. 옛날과 비교하면 아직은 경미하다.

5일째인데, 첫날 불면증이 왔으나 2일째 부터는 푹잤고, 3일째 부터는 멍해짐도 적어졌다.

처음 이 약을 복용했을때는 2주동안 멍때렸던거 같은데, 역시 처음이 아닌지라 빨리 적응 된것 같다.

재시작후 제일 먼저 변화를 느낀건, 역시 말을 또박또박 잘한다는 거였다. 막힘 없이 말을 이어가는

나를 보며 기특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내 생활을 제어 하고 있다는게 느껴진다. 충동질이 적어져서 그런지 깔끔한 기분 마저든다.

내일 부터는 36mg으로 올릴 것이다. 원래 36mg을 먹어왔었더랬다. 뭐 여기까진 혼자

진단하고 처방해도 괜찬지 싶다. 남은 약 다먹으면 병원가서 상담받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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