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한 상태에서는 아무것도 안하는게 답일지도 모른다. 밍내시 조회수 55 2019-07-22 20:01:35 |
피곤한 상태에서 누군가를 만난다던가 해야할 일을 하는 것은 육체와 정신이 피로한 문제만이 아니었다.
피곤한 상태에서 어떤 일을 하다보니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드문드문 기억이 나지만 기억해야 할 것들은 기억하지 못했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남아있는 것은 그날 들었던 감정들이었다.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기분 좋은 감정이 느껴질리는 없다.
그 부정적인 감정이 시간이 지나서도 계속 맴돌고 있는 내 자신이 너무 짜증나고 '이렇게 소심하고 뒤끝있는 사람이었나?' 스스로 자책하면서도 그 대상에 대한 분노감은 더더욱 심해져만 갔다.
평소라면 그냥 웃으며 좋은게 좋은거라고 넘겼을 법한 일이라고 느껴지면서도 왜이렇게 짜증나고 분노감이 치미는지 유치하고 어리석은 생각인걸 인지하면서도 마음은 짜증과 울화로만 가득했다.
글을 쓰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사람이 여유롭지 못하고 피곤하니 성게마냥 온 신경이 곤두서있고 누눈가가 나를 조금이라도 건드린다면 참지 못할 것 같다. 다시 예전의 나로 돌아온 것 같아 도저히 용납이 되지 않는다.
돈이 없어도 마음이 편안한 상태를 경험해보고 나니 평생 겪어왔고 그러고 살았던 마음 상태가 더 무섭고 예민하게 느껴진다.
정신과를 찾아가고 나서 느꼈던 고작 4~5개월의 안정이 평생 느끼고 살았던 불안과 우울 그리고 예민함을 더 자극적으로 느껴지도록 만들었다.
내가 변했다고 생각했는데 스스로 육체와 정신이 무너지니 평생 갖고 살아왔던 기질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을 보니 나는 변한 것이 아니라 갖고있던 기질을 상태가 좋아 드러내지 않았을 뿐이었다.
이런 내 자신이 너무 싫다. 천성이 엉망이라 내 자신이 너무 저주스럽다.
오랜만에 드는 생각 또한 예전부터 갖고 있던 생각과 동일했다.
태어나지말걸. 살아서 왜 이런 고통을 내가 겪을까. 우울한 생각뿐이었다.
물론 일이 어느정도 해결되고 나면 정신과 육체가 서서히 안정을 찾고 다시 여유로운 상태가 된다면 이런 글을 쓴 내가 수치스럽고 가엾게 느껴져 좋은게 좋은거라는 모토를 가진 긍정왕이 되겠지만
지금 상태로는 상대가 아무렇지 않게 내뱉은 소소한 말 조차도 쉽게 넘기지 못했고 분노가 가득한 마음은 하루이틀이 지나가도 사그라들기는 커녕 계속 생각나고 더 커지기만 했다.
후회가 든다. 모든게 엉망인 상태에선 역시 아무것도 하지 않는게 가장 좋은 일이다. 그럴 수 없는 현실이 너무 밉다.
정말 아무도 만나기가 싫다. 먼지가 되어서 사라지고 싶고 이 세상에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이 되고싶다. 나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나를 스쳐가는 바람 정도의 인연으로 생각해줬으면 좋겠고 나는 기억속에서 잊혀진 존재가 되고 싶다.
모든것은 다 내가 묻어두고 저 멀리 떠나고싶다. 아 - 아무것도 안하고싶다. 하고싶지 않다.
그런데 어른이니까 해야겠지.
스스로 한다고 했고 말과 행동에 스스로 책임지는 어른이 되었으니 어떤 상황이 벌어지던간에 나는 끝까지 붙들고 해야겠지.
책임지지 못해도 '넌 어린애니까 그렇지' 이해받는 어린아이가 되고싶다. 시간이 빠르게 흘러갔으면 좋겠다.
이것또한 어떤 식으로든지간에 지나가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