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초등학생 고학년이나 중학교 초반쯤, 어릴땐 자려고 누우면 잠들기 시작한다는 느낌을 받을때가 있었다. 무슨말이냐면 눈 감고 누웠을때 어느 시점에 바닥이 앞으로든 뒤로든 움직이는 느낌이 들다가(달리는 버스 바닥에 누워있는 것 처럼) 바닥이 부웅 뜨는 느낌이 들다가 우주비행사들 훈련처럼 아무방향으로 마구잡이로 막 빙글빙글 돌다보면 꿈 속에 가 있었다.
꿈에 도달하기 전 까지 저런 느낌이 들 땐 절대 몸을 움직이지 말아야 했다. 중간에 조금이라도 뒤척이면 몸이 다 깨어나버려서 다시 제일 처음단계부터 시작해야했다.
이걸 나만 느끼나 싶어 누군가에게 말해 본 적이 있는데 자기는 전혀 그런 느낌을 못 받겠다고 한다.
어느날인가부터 그런 느낌을 받으려고 집중을 해 보아도 그런 느낌을 받을수가 없었다. 그냥 어릴때는 됐는데 이제 크니까 안되나보다. 이 정도로 그냥 그러려니 하고만 생각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기억하는 것 중 가장 오래된건 고등학생 즈음. 아마 그때부터 불면증이 시작되었다. 스스로는 불면증이라 자각 못했다. 멍청하게 단순히 잠을 많이 못 잤다 라고만 생각 했지 그걸 불면이랑 연관지을 생각은 못했던거다. 거의 10년 가까이 된 일인데도 말이다.
그래도 예전엔 못 잔 날이 있으면 좀 피곤하고 말았는데 요즘엔 며칠간 계속 못 자면 흰자위가 부어버린다. (어느날 30분 정도 낮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흰자가 부어있었다. 깜짝 놀라 안과를 갔더니 피곤과 스트레스가 원인이라는 말만 들었다. 그 날 이후로 조금 무리했다 싶으면 바로 눈이 부어버린다.)
그래서 잠을 약으로 어떻게 해보고 싶진 않았는데 자꾸 불편한곳이 생기다보니 의사에게 수면제를 처방해달라고 했다. 약기운이 돌기 시작해서 눈을 감고 누웠더니 어릴때나 겪었던 ‘잠드려 할 때의 감각’이 정말 오랜만에 다시 느껴졌다.
이 감각을 느끼는 사람이 있을까. 아무도 공감하지 못 할지도 모르겠다. 어찌됐든, 약 없이도 매일 잘 잤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