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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함.+9월 21일 정모 짤막 후기
Level 2   조회수 167
2019-10-05 06:14:37


내가 집을 비운 사이에 동생과 할머니 사이에 쌓인 갈등이 마침내 터졌다. 격한 몸싸움(?)까지 간 터라 할머니께서는 노발대발 하시며

경찰을 부르겠노라 하셨고, 할머니의 호소 끝에 가정 내 경찰 같은 역할을 하시는 고모께서 상황을 중재하려 집에 오셨다.

나는 모처럼만에 평일에 쉬어 평소 가고 싶었던 모임에 갔지만, 동생과 고모의 급한 호출에 아쉬운 마음으로 자리를 정리했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내가 무엇을 잘못했길래 오라고 하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잘못한게 없는게 잘못이었다.

나는 평소에 잡다한 집안일과 생계를 꾸리는 입장이다. 아버지는 이미 가정을 방기한지 오래고, 오히려 좀먹고 있는 존재이다.

나는 같은 위험(아버지, 이하 '그 사람'이라 하겠다.)을 파헤쳐나가는 입장에서, 동생과 할머니의 갈등을 해결하고 싶었다.


동생과 할머니 사이의 갈등은 주로 집안일에서 시작된다. 할머니께서 동생에게 집안일을 시키면 동생은 그것을 거부한다.

그래서 나는 다 했다. 오늘(정확히는 어제)은 아침부터 코인빨래방에 가서 묵은 베갯잇과 이불을 빨래하고 돌아와 정리했다.

밀린 설거지를 하고, 할머니의 식사를 차려드리고, 청소를 하고, 빨래를 했다. 동생은 마지못해 내가 돌린 빨래를 널었다.


갈등의 발단은 내가 만들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동생이 싫어해도 집안일을 분배해야 갈등의 싹이 틔지도 않았을 것이다.

동생은 동생대로 집안일을 나에게 떠넘기고 있었고, 그것을 할머니께서 보신다. 그리고 분노하신다. 폭발한다. 싸운다.

나는 당연한 이치를 여태껏 모르고 살았다. 허탈했다. 이 집에서 그 누구도 잘못이 없다. '그 사람'을 제외하고는.



억울하다.



+)


많이 늦은 정모 후기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개인적으로 아주 만족했던 정모였습니다!

평소 온라인 모임이나 인터넷 방송인 팬미팅을 즐겨 가는 저로서는 에이앱 '정모'에 거부감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다른 분들께서 낯설어 하실 줄 알았는데, 의외로 모든 분들(저 포함)께서 잘 어울리시더라고요!


덕분에 정말 의미있고 재밌는 하루가 된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인걸 안 뒤로

시원하기도 했지만 우울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는데, 여러분들을 봽고 용기까지 얻은 것 같습니다!

다들 오프라인으로 봬니 훈남, 훈녀에 도무지 흠잡을 데 없는 말 그대로 '평범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불초한 저와 놀아주신 모든 분께 감사를 드리며 짤막 후기를 마칩니다. 저희 이번달에도 보는거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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