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저는 제가 삐걱거린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한 쪽 다리의 관절을 움직일 때마다 소리가 난다는 것을 알았어요. 어떻게 알았냐면, 남들은 그런 소리가 나지 않았거든요. 내 다리가 이상하다고 소리쳐 모두가 알게 할 수도 있었겠지만 조용히 하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소리가 나는 다리는 되도록이면 쓰지 않았습니다. 소리가 날 때마다 남들이 쳐다보는 게 싫었으니까요. 제 스스로 마음에 들지 않기도 했구요. 아주 어릴 때는, 그래도 상관이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한 쪽 다리를 질질 끌며 걷고 달려도 남들보다 조금 느릴 뿐 금방 옆에 서 있을 수 있었거든요. 모두가 두 다리를 똑바로 썼느냐, 그것도 아니었구요. 누구는 팔자걸음으로, 누구는 짝다리를 짚어가며 다니는데 저만 이상한 건가요?
그런데 점점 달려야 하는 시간은 길어지고, 길에는 요철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한 쪽 다리밖에 쓰지 않던 저는 돌부리에 걸리면 지탱해줄 다른 다리가 없었습니다. 넘어졌다 다시 일어나고, 또 넘어지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두 다리로 점점 멀리 가 있었습니다. 제 한 쪽 다리가 아무리 힘이 세 봤자 그것은 소용이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사람들은 모두 저의 튼튼한 한 쪽 다리를 칭찬했지만 그것은 제가 삐걱거리고 사용하지 않아 약해질대로 약해진 다른 쪽 다리를 들키지 않았을 때의 일이었습니다. 삐걱거리는 다리를 써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바로 쓸 수도 없었죠. 그동안 움직이지 않아서 더 요란한 소리가 나고 관절이 아프기만 한 걸요.
내 다리를 원망하고 자신을 책망했지만 다행히도 금방 이 행동이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음을 깨달았고 의사선생님께 제 다리를 보여드렸어요. 그저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리에 기름칠을 하라고 약을 주더라구요. 이걸 바르고 움직이는 연습을 하다 보면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게 움직일 수 있을 거라고 몇 번 기름칠을 한다고 바로 좋아지지도 않았고, 다리에 두드러기가 나서 약을 바꾸기도 했지만 걸을 때 소리가 나지 않는다니 제 인생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요! 뭐 조금 더 일찍 알았다면 넘어져가며 무릎에 난 상처도 없었을 거고,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달릴 수 있었겠지요. 하지만 앞으로는 돌부리에 넘어질 일이 줄고, 넘어진다 하더라도 한 쪽 다리만 쓸때보다 빨리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요.
제가 이제 정상이냐구요? 아직도 절뚝거립니다. 제 평생 이렇게 살아왔는데, 저를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