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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나에게 먹고 살기란
Level 3   조회수 125
2019-12-23 16:05:54

요즘 취업시즌인가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10년도 훌쩍 넘다보니 수능날도 그런가보다~ 넘기는것처럼.


사회생활도 오래다보니 언제가 취업시즌인지, 나는 그때 얼마나 간절했는지 까맣게 잊고 말았다.

(물론 요즘은 이것말고도 뭐든 잊어버리는게 일상이지만;;;)


대학 졸업할때쯤 운좋게 취직이 됐다지만, 일생 뭐 하나 좋아하는게 없던터라 앞으로 어떻게 사회생활을 꾸려나갈지 무념무상이었다.


그 후로 총 6번, 그것도 모두 다른 산업군으로 이직을 했고 그 중 나에게 맞는 일은 단 하나도 없었다.

물론 내가 지금이 아닌 그때에 ADHD진단을 받았다면 조금 달라졌을 수 도 있겠지만...


뭐 어쨌든,

A인이라면 대부분 느껴왔을 그 태산같은 시간들을 견디고서야, 지금의 직업을 가지게 됐고 어쩌면 이제야 제대로 된 ‘사회 생활’이란걸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서른 넷이라는 이르지는 않은 나이에 A진단을 받고보니 담당선생님의 말이 계속해 머리를 맴돌았다. 


발작적으로 약물치료를 거부하던 나에게 “저희 의사들도 아이들 약 먹입니다. 성인이 되어 나아지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좀 더 솔직히 말씀드리면, 나아진다고 해도 앞의 20년이 너무 아깝잖아요.”


내 앞의 34년은?

학창시절은 고사하고, 사회에 나와 매일 하루도 마음 편히 잠 들 수 없던 내 10년은?


그저 먹고 사는데 급급해 회사라는 조직들을 쉴 새 없이 거쳐왔고, 쉬는 날이면 원인 모를 불안감에 괴롭던 나의 10년은..?


[어우... 격해졌어... 심호흡 한번 하고~~]


A를 알게 된 후로 조금씩 사업이 정리되어가고, 일상은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물론 이렇다할 대단한 변화보다는 스스로 느끼는 보람에 점수를 주는 편이지만, 적어도 세금을 밀리거나 미팅을 일방적으로 취소하거나 계약일을 못맞추는 일들이 현저하게 줄어든건 사실이다.


먹고살기 위해 억지로 하던 노동의 개념에서 조금은 삶의 일부분으로서의 일이 생겼고, 언젠가 또 다른 무언가가 되어있겠지.


미팅하러 가기 전 잠시 글을 써봤는데 언제나 그렇듯 정리가 안되는군ㅜㅜ


취업성공한 A들 진심으로 진심으로 진심으로 축하하고,

아직 한 발짝 남은 A들은 우리가 늘 그래왔듯 거인처럼 뚜벅뚜벅 나아가길, 그래서 곧 목표한 업을 찾고 잘 먹고 잘 살길:)


언젠가 멋진 A친구들과 함께 미친 스타트업을, 미치게 성공시켜, 황당하게 상장시킬 그 날을 위해 나도 더 열심히 먹고살아야지! 브라보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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