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첫 직장을 그만두었다.
일을 제대로 못해서 미운털이 박히고, 큼지막한 실수도 연이어 터뜨리고...처음에 잘해주고 챙겨주던 사람도 나중에는 나를 싫어했다. 아침에 일어나기가 너무 힘들었다. 하루 종일 힘이 안나고, 직장 사람들을 보는게 두려웠다. 혼자 있을 때는 실수했던 것을 생각하며 울었다.
어느 날은 화가 난 상사가 나를 불러 원래 게으르냐고 물었다. 당황스럽고 속으로는 울컥 화도 났다. 그래도 나름 잘해보려고 여기저기 일하는 법을 물어보고, 늦게까지 남아서 혼자 일하고, 새벽에 일어나서 한두 시간 일찍 출근해서 일하고 그랬는데...내가 게으르다고? 처음에는 기분이 나빴다.
근데 생각해보니까 게으른 게 맞았다. 나름 노력한다고 이것저것 알아보고,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했지만 실속이 없었다. 복잡하고 오래 걸리는 일은 힘드니까 조금 쉬었다가 한다고 미뤘고, 미루다 시작해서 항상 시간이 모자랐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해도 정작 집중해서 일하는 시간은 적었던 것 같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억울하다. 직장에서 게으름 피우고싶었던 건 아닌데...나도 일 잘하는 사람이고 싶었는데. 뭐가 문제였을까. 내가 ADHD일까? 확실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ADHD 인지행동치료가 내게 도움이 될 것 같다.
*기사에서 스크랩한 ADHD 인지행동치료 팁 요약.
1. 객관적 시간 인식 지루한 일을 실제보다 빨리 끝낼 수 있다는 비합리적인 생각이 있음. 일을 하는데 얼마나 걸릴지 예측하고, 실제 시간과 차이를 객관적으로 비교하기.
2. 규칙적인 계획 세우기 일상 행동에는 규칙성 필요. 일 할때는 주 단위, 월 단위, 분기별로 처리해야 하는 업무를 하고, 업무 중에는 단순하고 일정한 패턴을 세워야 실수를 줄일 수 있음. 즉, 동일한 시간에 같은 일을 반복해야 시행착오를 없앨 수 있음.
3. 일의 우선 순위 정하기 일의 중요도와 긴급성에 따라 일을 나누고 우선순위 정하기. 1) 중요성(+) 긴급성(+) 2) 중요성(-) 긴급성(+) 3) 중요성(+) 긴급성(-) 4) 중요성(-) 긴급성(-)
4. 공간 정리하기 -사용하지 않는 물건 버리기. -물건들은 보관 장소를 정해놓고, 사용 즉시 제자리에 놓도록 습관 들이기. -매일, 매주, 매월 일정 시간에 정리 시간 갖기.
*중간에 잘 안된다면, 일을 처음 시작할 때 쉽게 할 수 있는 일, 즐거운 일부터 하기. 일이 잘 될 때 복잡하고 하기 싫은 일을 시도해보기. 하다가 힘들면 아예 포기하지 말고, 너무 자책하기보다는 휴식기를 가지고 재시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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