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건너뛰기

posts

명예의전당



글보기
바닥 치기
Level 3   조회수 127
2020-01-20 15:08:14


오랜만에 블로그 글을 씁니다. 바쁜 일은 거의 없었지만 한마디로 정신 없기만 한 그런 일상을 보냈습니다..


처음 인생을 개선하고자 정신과를 방문하기로 결정했을 때, 일단 전문가인 의사쌤에게 모든 걸 맡기자- 그런 다짐을 했습니다.

나보다는 의사가 더 잘 알겠지.

초반에는 약도 잘 들었습니다. 사실 최근까지도 나름 바뀐 삶에 만족하면서 살았습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0이 100이 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30이 된 것을 체감하면서, 중간 중간 바닥을 치기도 했지만 며칠 안에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음을 믿으면서요.

저번 학기 때까지는 수업도 많이 빠지고 과락도 했지만, 그래도 이번엔 조금씩 수업을 들어왔으니까 좀더 나은 학기를 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시험이 바로 앞까지 다가왔을 때, 저는 알 수 없는 부담감과 무력감에 1-2주를 내리 쉬어버렸습니다.

학기가 마악 시작했을 때엔 수업 한두 개를 빼먹어도 내일 다시 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험이 다가오면서 저번 학기와 똑같은 루트를 반복하게 된 것에 굉장히 우울했습니다.

최근 병원에 방문했을 때 의사 쌤이 바로 약 처방하고 보내려는 걸 울면서 이걸 어떻게 해야 하냐고,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선생님, 하고 물어봤습니다.

의사 쌤은 "글쎄요.." 하시더라고요. 저는 벙쪘구요. 글쎄, 일단은 마음을 비우고 하나씩 일을 시작해보라고 하셨습니다. 마음이 힘들면 의사 쌤의 조언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체감했습니다.


일단 다른 병원을 예약해놨습니다. 무미건조한 상담에 질렸거든요. 다른 병원이 크게 다를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지만요.

우울하다며 신세한탄만 하려고 글을 쓴 것은 아닙니다. 인생 개선이 불가능하더라고 호소하는 게 아닙니다.

병원에 가자마자 모든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기대하지도 않았습니다. 이렇게 살아온 나날만 벌써 25년이니까요.

앞으로도 바닥을 치면서 나아가겠죠.

다만 다음에 바닥을 치게 될 때에는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요즘입니다.


어떡하면 좋을까. 어떻게 하면 바닥 치기에 의연할 수 있을까요.

댓글
자동등록방지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입력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