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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내 상태 다 말하고 다닌 후기
Level 3   조회수 194
2020-02-01 15:58:17

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제가 고민 같은 게 있으면 정말 마음 기댈 친구(단 한 명) 아니고서야 말을 안 하는 편이거든요.. 책잡히는게 제일 싫고 바보처럼 보이는 것도 싫어서요.

부모님도 얘길 들어주는 성향이 아니셔서 말하면 피곤하기만 해질까봐 말을 안 했어요. 네 저 극심한 회피형입니다. 근데 진단 받고 나서 근 3개월 간 말을 안하고 끙끙 속으로 앓았더니 미치겠더라고요. “치부는 드러내지 않는 게 어른”이라고 생각했는데 치부를 부끄러워하는 게 더 바보 같기도 하고, 어디서 하소연 하고 싶은 마음만 커져서 술자리에서 말실수로 얘기해버리기도 하고 했어요. 지금은 동네방네 소문내고 다니는 건 아니지만 주변인들, 동호회 사람들(글모임인데 글쓸 주제 말하다가 그만..) 그리고 가족들한테 얘기 했어요.

재밌는 게 들은 지인들 반응이 두 가지로 나뉘었는데,

자연스레 성향 비슷해서 어울리게 된 친구, 지인들은 하나같이 “어 나도 그러는데?? 나도 찾아봐야할거 같은데??”하고,

동호회나 취미 같아서 성향 다른데도 어울리게 된 지인들은 “아, 그럴 것 같았어” 하는 반응이 나오더라고요 ㅋㅋㅋㅋ 특히 ‘아, 초반에 @@씨가 다같이 얘기 나눌때 조용하다가 중간에 자꾸 딴소리 해서 엉뚱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이해가 간다’라는 말을 듣기도 했었져.. 저는 제가 딴소리 하는 사람인 줄 몰랐는데 말이에요. 결국 책잡히기 싫어 말 안하고 숨기려고 해도 다 티가 나버리는 거였습니다..


엄마한테 얘기할 때는 정말 걱정 많이 했던게 저희 엄마가 멘탈 약한 걸 이해조차 못하시는 분이었거든요. 그건 의지가 약한 거다, 나태한 거다 생각하는 편이었고 정신과 가는게 정말 큰일이라고 알고 계신 것 같았어요. 근데 막상 얘기 하니까 엄마가 정말 좋게 받아주셨고.. 뭣보다 미안하다고 하셨네요 속으로 그렇게 고민 있는지도 모르고 그냥 잘하겠거니 생각만 했다고, 당신도 심적으로 어려운 순간들이 너무 많았고 그래서 제 마음을 알아줄 경황이 없었다면서요. 결국 눈물바람 했지요..ㅎ


사실 최근 감정기복을 자주 겪던 터라 혼자서 너무 힘들다고만 생각했었는데, 그래도 들어주는 주변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역시 대화가 중요한가봐요...

회피해서 될 일이 없다는 것도 알았어요. 그리고 마음 비빌 데가 사람은 역시 필요하다는 것도.

암튼 결론은 성공적이었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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