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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표를 찍고 싶은 도전들
Level 2   조회수 66
2023-11-20 12:42:07

마침표를 찍고 싶은 도전들

 

언제 시작되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어느날부터 우는 날이 많아졌고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짓들을 벌이기 시작했다. 자꾸만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날이 많아졌다. 부모님은 그런 나에게 정신과를 제안했고 나는 우울증을 진단받았다. 당시 이미 성인이었지만 청소년센터에서 상담도 받았다. 썩 도움은 되지 않았지만 상담사 선생님은 좋은 분이었다. 하지만 나는 멋대로 상담을 나가지 않았고 그렇게 상담은 끝이 났다. 

나의 첫 병원진료도 그즈음에 끝이 났다. 약이 너무 강했는지 혼자 있으면 불안증세가 너무 심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러면 다른 병원이라도 찾았어야 했는데 가질 않았다. 

너무 오래전이라 그 즈음에 나는 불안정했지만 그래도 나름 알바도 꼬박꼬박 잘다녔다. 하지만 마음상태는 오락가락했다. 짜증도 심각하게 치밀고 모든게 지긋지긋했다. 그래도 뭔갈 자꾸 해보려고는 했다. 헬스, 요가, 기타, 등등… 그게 한달 이상 못가는게 문제였지. 그나마 좋아하는 그림은 나름 오랫동안 배웠었고. 

왜 한달이상을 못배우는거지? 곧잘 자괴감에 빠졌다.

처음에는 흥미로웠다. 하지만 어느순간 잘모르겠단 이유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른단 이유로 돈을 주고도 빠졌다. 

내 돈이어도 그랬다. 이런 내가 점점 싫어졌다. 나는 왜이러지? 

원룸 생활을 청산하고 집에 들어갔다. 하지만 부모님과 부딪치는 날이 많아졌고 부모님은 항상 날더러 게으르고 정리정돈도 안하고 더럽게 산다고 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잠은 가면 갈수록 늘어났지만 자도자도 개운하지가 않았다. 당시 가던 병원에서는 우울증의 증상이라고 했다. 하지만 약을 먹어도 낫지를 않는데? 나는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건가. 수험생활을 다시 시작해보려다가 여러 일이 겹쳐서 그 이후로 공부는 아예 놔버렸다. 나는 점점 무기력하고 때론 또 뭔가에 몰두하는 나날들을 보냈다. 자꾸만 멍청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몇년 전 부모님과 충돌하는 나날이 길어지면서 충동적으로 집을 나왔다. 알바로 생활비를 충당해갔지만 거의 직원이나 다름없는 환경 속에서 가스라이팅까지 당하니 내 조울증이 점점 심해지는 것 같았고 주말에는 거짓말 안치고 잠을 하루종일 자고 또 그렇게 출근을 했다. 그러다가 문득 대중매체에서 본 adhd 증상이 떠올랐다… 내 증상들과 부합하는 부분도 많았고 콘서타를 먹으니 잠도 줄어드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만큼 부작용도 있어서 최근까지 못먹고 있다가 지금은 맞는 약 계열을 찾아서 복용 중에 있다… 조울증 증상도 많이 호전된 편이고… 

자세히는 쓸순 없지만 그간 부모님 고생도 많이 시켰다… 

그나마 괜찮을 때 루틴 잘 찾아서 사람답게 생활하고 싶다… 이 도전에 마침표를 부디 찍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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