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틸페니데이트의 부작용으로는 식욕부진이 있다고 한다. 나의 경우는 뭘 먹고 싶은 생각이 안 드는 것에 더하여, 소화도 좀 안 되는 것 같았고 자연스럽게 먹는 양이 줄었다.
아토목세틴은 효과가 24시간 간다고 한다. 아침약을 먹기 위해 이불을 걷고 침대에서 빠져나오고 아침을 집어먹는 과정부터 꾸물거리는 내게는 꼭 필요한 약인 것 같았지만, 잘준비를 하는 동안에도 자꾸 활자에 빠져들어 시간을 흘려보내느라 자는 시간이 점점 더 늦어졌다. 몇시에 자든 출근은 9시인데.
ADHD 치료를 시작한 지 1년이 좀 넘었을 무렵이었다. 의사가 내 체중을 걱정하기 시작한 것은. 좀 찌기도 하고 빠지기도 하지만 대충 큰 진폭 없이 보통 체격이던 체중이 1년여만에 20% 빠졌다. 나름대로 열심히 챙겨먹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러고보니 늦잠자서 바쁘다고 아침을 대충 때우고(본디 제대로 한끼를 챙겨먹는 편이었음) 입맛이 뚝 떨어져 점심을 새모이만큼 먹고(원래 밥한공기 뚝딱 비움) 귀찮으니 저녁도 대충 때우곤 했다.
밤에 강제로라도 자야겠어서 저녁약을 더 졸린 것으로 바꿨다. 입맛 도는 음식 차려먹기도 귀찮은 자신을 인정하고 그냥 편하게 먹을 수 있으면서 영양 균형이 맞을만한 음식을 찾아보고 챙겨두고 있다. 물론 간식도.
의사는 작아진 몸에 적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몸의 변화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몸을 줄이는 것도 키우는 것도 그렇더라.
그만 빈둥거리고 빨리 아침이나 챙겨먹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