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할 때 내가 가진 에너지의 100%가 필요하지도 않고 집중해야 할 때 내 목소리가 내 안에서 너무 크게 들려 집중이 어렵지도 않고 생각이 너무 빨라서 그걸 따라가느라 힘들지도 않고 손이나 다리를 떨지 않아도 불안하지 않으며 항상 긴장되어 있어 편히 쉬어도 쉰것같지도 않고 주변 모든 상황에 초점이 맞춰져있어 나에게 주어지는 정보값이 과도해 힘들지도 않았구나
그냥 살아가기만 하면 되는거였구나 평범한 사람들은.. 싶은 생각이 드는 1일차이다.
정확히 말하면 메디키넷 5mg 복용 후 10mg로 증량 첫날이다. 첫날에서 둘째날 까지가 약효가 가장 크게 느껴지는 날이란건 알았지만 그 효과를 나도 볼 줄 몰랐다.
재작년에 우울증 치료를 받으며 나에게 맞는 약만 삼개월이 넘게 찾았고 부작용도 여러차례 겪은지라 @약에 대한 기대도 크지 않았다. 당연히 이 약또한 적어도 한달은 넘게 방황해야 효과를 보겠지 싶었는데 먹고나서 10분만에 바로 효과가 오다니.. 놀랍고 황당하다
이제와서 부정하긴 힘들어졌으나 내가 @라는 자각또한 없어서 더욱 그렇다. 그저 좀 산만하고 깜빡깜빡하나 남들도 다 실수는 하고 사는거니까..그렇기 평균의 삶을 살고 있는줄로만 알았다. 내가 가진 1000의 에너지를 모든 상황에 써서 겨우겨우 평균 흉내를 내는지도 모르고 말이다. 그래봐야 평균 발끝에도 미치지 못해 매우 낮은 삶의 질을 느끼고 있었다.
나는 내가 예민한줄로만 알았는데 그것또한 증상 중 하나였던 모양이다. 괜히 나른해지고 긴장도 덜 되고 이유없이 불안한 마음이 들지도 않는다. 이렇게 도움이 되는 약인 줄 조금이라도 미리 알았으면 하고 괜시리 후회되는 마음이 크다. 한살이라도 어릴때 약을 먹었더라면, 입시때 이 약을 먹었더라면 하고 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 없나보다.
모든 치료의 시작은 인정이라는 말을 본 기억이 있다. 비록 @확진은 받았으나 나는 아직도 내가 @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약도 깜박하지 말고 꼬박 꼬박 먹으며 나 스스로를 받아들여야지. 모든 것들 중 가장 어려운 시작단계를 지났으니 이젠 덜 어려워 질거야!
이 약효가 부디 이틀 지나고도 계속 되었으면 하고 바랄 뿐이다. 그동안 나는 증량해도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꾸준히 걷고, 뛰는 유산소 운동을 계속 해나가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