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20년 7월
애써 걱정을 뒤로 한 채 집중했다 생각은 응시하는 곳과 일치하더라도 순간 순간 드는 불안한 마음은 딴 데 둘 수가 없었다.
잠에 들기 전이나 일어난 후에 몰려오는 못다한 생각들 또는, 불안감은 아주 조심스럽게 나를 감싸 안아주는가 싶더니 안심 시킨 나를 깊숙이 찔러온다.
껌
스스로가 단물 빠지지 않는 껌 같다. 지금껏 이 사람 저 사람한테 계속 씹혀왔으니까 근데 이제는 나 스스로를 내가 씹어대고 있네.
소중함
잃어보면 그 소중함을 안다는데 나를 잃으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아, 잃으면 그대로 끝이겠구나.
집중
시간에 늦을 지도 모르는데도 보이는 꽃을 지나치지 못하고 사진으로 꼭 담아두고 확대를 하면서까지 멀리 있는 꽃 하나라도 담아두느라 길을 헤맸다.
아니, 길 먼저 헤매다가 그 와중에 다른 거에 집중이 필린 건가?
뭐가 먼저였는지. 중요한 건 이게 아니지.
남들에겐 일상적인 게 나에겐 온갖 집중력을 요구하고 모두가 쉽게 지나치는 것들을 별다른 노력 없이도 마음까지 쏟아붓게 된다.
결핍
포기할까 채우려는 이 마음도 내 주제에 많은 걸 바라는 거라면 포기할까 포기하면 마음은 편하겠는데 절대 공허함은 해결하지 못하겠구나.
상처 받은 곳에 또 상처 받아 아파하는 것을 그만두고 싶다.
성과 없는 결과를 보며 내 노력을 의심하는 것도 그만두고 싶다. 매일 한계를 절절히 느끼는 것도 그만두고 싶다.
열심히 살아보지 못한 삶을 아까워하고 억울해 하는 것도 그만두고 싶다.
나아지기는 커녕 더 악화되었는데 이렇게 살 바엔 다 그만 두고 싶다.
여태껏 우울증이 변명이 되지 않도록 잘 하고 있었는가 아직 모르겠다. 지나고 보면 알겠지.
다 낫지 않은 하루가 이 정도면 다 나았을 때의 나는 하루 동안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경주에서 토끼가 거북이들을 다시 따라잡을 수 있을까,
게으름 피우고 싶지 않았지만 저주에 걸려 잠만 자게 된 토끼의 얘기는 없다. 동화는 뻔한 조언 하나 알려준답시고 현실을 보여주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