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건너뛰기

posts

명예의전당



글보기
궁금한 나의 미래
Level 3   조회수 113
2021-10-19 08:33:19

어릴 때부터 뭐든 잘 분실하고 산만하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자랐다.

문제를 가르쳐주고 치는 시험에도 나만 틀렸고, 군대에서도 상병꺽일 때까지 소위 찍혀 힘든 군생활을 했다.

취업을 하고는 어리고 갇 들어온 신입이 당돌하게 잘못된 것, 불합리한 것을 지적하니 대단하다는 평가와 도대체 뭐냐는 비판이 공존해왔다.

취미도 특기도 즐거움도 없는 무미건조한 삶을 살았지만 크게 아쉬움을 느끼지 못하고 살았다.

나의 부족함을 "만화책도 한번 제대로 읽어본적 없다. 나는 일머리가 없어 일 배우는 것이 늦다." 는 얘기를 먼저 떠벌이면서 이해를 강요해왔다.

고등학교 2,3학년 때 담배를 배우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잘 먹지도 못하는 술도 마시고 다녔지만 내 인생에 나머지 시간은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귀찮음이고 어려움이었다.

일정관리가 되지 않고 이리저리 겨우 일정들을 챙기는 삶이었다. 

만성피로로 퇴근후 그리고 휴일에 누워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

나의 주장은 명확했고 고집은 대단했다. 상대의 말을 끊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나의 모습에도 살아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인 취업과 결혼을 잘했고, 어릴때부터 나와는 잘 맞지 않았지만 애살있게 보살펴주신 어머니 덕분에 쉽지는 않았지만 크게 무리없이 버티면서 살았고 앞으로도 잘 버틸 것이라 생각했다.


2년전 파견을 나와 평소에 하던 일과 달리 책임을 지고 대안을 제시하고 결정을 해야하는 자리에서 일하면서 나의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런데 안된다. 내맘대로 되지 않고 건망증과 피곤함이 심해져 무기력이 더욱 커졌다.

작년에는 만성피로 개선을 위해 가정의학과에서 이것 저것 검사를 받아봤지만 모든 검사에서 정상이 나왔다.

원인없는 아픔에 그냥 포기하다싶이 해왔다가 최근 무기력증으로 검색중 adhd를 알게되었다.

사실 아들이 초등학교 들어갈 무렵 그리고 저학년 때 심각한 부적응으로 고민중 @를 알게 되었고 나와 아들 모두 병원을 가보자고 집사람과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있었다. 병원 검색을 하다가 결국 그냥 시간만 보냈었는데 이번에 내가 먼저 병원을 가게되었다. 

처음 알게된 병원에는 12월까지 예약이 다 차서 1월에야 진료를 볼수 있다고 해서 기다리던 중 다른 병원을 알게되어 바로 진료를 받았다. 11월 15일 검사를 앞두고 있다. 


버텨왔던 그리고 앞으로도 버텨야 하는 줄만 알았던 삶의 원인을 알게되고 치료가 된다면 어떤 삶이 펼쳐질지 기대된다.

병원 다녀온뒤 첫주인 지난주는 유독 몸과 마음이 힘들었던것 같다. 빨리 조금이라도 변화된 미래가 현실로 다가오길... 


 

댓글
자동등록방지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입력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