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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그리고 작업기억
Level 3   조회수 546
2024-07-22 22:12:36

ADHD 검사 즉, CAT에서는 다양한 검사항목들이 있다. 나에 경우는 


단순 선택 주의력(Simple Selective Attention), 억제 지속 주의력(Inhibition-Sustained Attention), 간섭 선택 주의력(Interference-Selective Attention), 분할 주의력(Divided Attention), 작업 기억력(Working Memory) 항목을 검사하였다.


이중 작업 기억과 관련하여 글을 쓰려 한다. 작업 기억력(Working Memory)은 단기간 동안 여러 자극을 순서대로 기억하기 위해 주의력을 유지하는 능력을 말한다. 작업 기억에 대한 정의 및 설명은 도서
(링크)ADHD를 위한 마음챙김 처방와 같이 ADHD 관련 책을 참고하면 더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설명에 나와있는 대로 작업기억은 여러 자극을 순서대로 기억하기 위해 주의력을 유지하는 능력을 말하며 그래서 ADHD 검사 항목에 있는거 같다. 나에 경우, 작업기억 검사를 위해 시각 자극을 순서대로 혹은 역순으로 정확하게 기억하는 정도를 평가 받았었다.


나는 마음챙김(호흡자각 명상, 바디스캔)을 해보며 현재 나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작업 기억이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ADHD가 주의집중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어서 주의력이 가장 중요하지 않은가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작업기억은 더 나아가 충분한 주의력을 바탕으로 주의력을 유지하는 능력이기 때문에 작업기억이 좋다는 말은 주의력을 유지하는 능력도 좋다라고 생각해 본다.


작업기억이 단순히 ADHD의 핸디캡인 주의력을 유지하는 능력이어서 나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걸까? 아니다.


작업기억은 우리가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 세상과 상호작용하며 살아가는데 있어 우리의 바램과 의도 등을 우리의 관심과 의지 등을 갖고 현실화 하기 위한 첫 관문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운전만 하더라도 좌회전을 하기 위해 좌회전이 가능한 1차로로 차선 변경을 해야하고 그 과정에서 진입하려는 차로에 차가 오는지 등 확인을 해야하며 깜빡이를 키고 진입 완료시 끄고 다시 진입시 켜고 끄는 등 일련의 과정이 있다. 요리도 마찬가지고, 대학교에서 과제 리포트를 쓰거나 발표를 하거나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등 모든 곳에 작업기억이 필요하다. 그러나 나에 경우는 이 글을 쓰면서도 내 자신의 작업기억의 위기를 수 없이 겪고 있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보겠다. 50명의 사람이 모두 똑같은 스펙에 컴퓨터를 갖고 있는데, 어떻게 컴퓨터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퍼포먼스가 차이 날 수 있다. 한정된 컴퓨터 자원에 대해서 악성코드 등이 컴퓨터 자원을 차지하여 컴퓨터 퍼포먼스가 떨어지거나 아예 의도하고자 했던 기능을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나는 이러한 사례를 작업기억과 관련하여 말하고자 한다. 우리의 작업기억도 악성코드 등에 의해 제대로 퍼포먼스를 발휘 하지 못하게 되거나 기능 자체가 없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보겠다. 나에 경우 회사를 퇴사하고 몇개월간 쉬고 있다가 다시 일을 하게 되었는데, 퇴근 후 집에 와서도 회사 안에서 사람들과 소통하는데 있어 왠지 모르게 상대방이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는거 같다는 느낌을 받은 것, 어리버리한 행동을 해서 창피했던 것 등의 생각이 퇴근 후 집에 와서도 생각 났었다. 그리고 금요일이 지나고 주말에는 회사에서 압박을 받거나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등이 토요일 일요일에도 생각났었다. 지난주에는 성당 청년 여름 캠프에 참여했었는데 가기가 싫었었다. 회사를 다니면서 한달 밖에 안됐는데 이직을 하고 싶은 충동이 생겨나 다른 곳에 희망연봉을 올려 이력서를 제출했었고, 왜 처음에 입사 당시 희망연봉을 직전 회사보다 올려서 말하지 않았나 후회하기도 했었고, (여름 캠프 참여시)내가 사람들과 어울리는데 어려움이 있고 심하면 공황증세가 올거 같은 어려움도 와서 걱정이 많았었다. 잘 어울릴 수 있을까 등등 말이다. 여름 캠프에서 사람들이 나를 배려해줘서 그리고 착한 사람들이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고 이내 앞서 말했던 생각과 감정들을 잊을 수 있었다. 1박 2일에 즐거운 여름 캠프였고, 일요일날 집에 와서 7월 22일 월요일 출근을 했다.


이번에는 반대로 회사에서 여름 캠프에서의 즐거웠던 기억들이 자꾸만 떠올랐다. 그리고 여름캠프 카톡 단톡방에서 단체 사진이나 사람들 사진, 동영상이 계속 올라오니까 주의가 거기로 쏠렸다. 다만, 즐거웠던 시간이었고 즐겁고 유쾌한 감정이 계속해서 연상되서 주의가 산만해졌지만 괴롭지 않았고 행복했다.


그 외에도 PTSD 등 많은 여러 가지 것들이 우리의 작업기억을 악성코드처럼 점유해서 우리를 괴롭게 하고 힘들게 할 수 있다.


우리는 우리의 삶을 우리 뜻대로 살아갈 수 없다. 항상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살 수 없기 때문이다.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매일 같이 살 수 있다, 없다 이 말을 하려했던 것은 아니다. 삶을 살다 보며 괴로움과 고통을 마주할 수도 있다. 크든 작든 말이다. 그것을 막고 싶지만 쉽지 않다 그리고 컴퓨터를 포맷하거나 프로그램을 삭제하듯이 우리의 괴로운 트라우마를 인위적으로 없애기는 쉽지 않다.


다만, 마음챙김의 관점에 있어서 적어도 다음 한가지는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 나의 작업기억 영역에 있어서 무엇이 가득 채워져 나의 우선실행 목표 혹은 계획을 실행하는데 있어 필요한 주의력을 갉아먹고 있는가?'


주의력이 100이 있다면  우리의 주의력을 분산시키는 무언가에 의해 우리가 극도로 산만해져도 질량보존법칙처럼 주의력이 100에서 0이 되는게 아니라 단지 우리의 주의력 자원에 대해서 점유율이 우리의 의도와는 다른 곳에 쓰이는 것일 뿐이라고 한다. 우리의 의도와는 다르게 소중한 주의력 자원을 낭비하고 있는 우리 자신의 악성코드 바이러스가 무엇인지 빈 종이에 적어보는 그 자체도 우리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적어도 우리 자신의 작업 기억 공간에 무엇이 가득차있는지 최소한 인지하고 있는 것이 작업 기억을 개선할 수 있는 첫걸음이라 하니 내 자신도 개선을 위해 오늘 부터라도 노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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