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유능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보다 구체적으로 풀어 말하자면, 있는 편이 힘이 되고 도움이 되는 사람, 꼬인 일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 분명한 역할이 있고,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 그러니까, 어느모로 따져 보아도 부정할 수 없이 확실한 쓸모가 있는.
그야 물론 사람은 숫자로 따져서는 안되고, 쓸모 따위를 계산해서는 안되는 존엄한 존재이다. 어떤 역할을 어떻게 수행하고 있든, 또는 하지 않든, 똑같이 가치가 있다. ...라고 배우기야 했다(일종의 주입식 교육이 있었음). 그치만 그래도, 똑같이 존엄한 건 알겠는데 그래도 더 잘 하고 좀 덜 잘 하는 건 있는거잖아. 적어도 내가 스스로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는, 유능하고 싶었단거다. 다른 사람들이 알아준다면 더 좋고.
그래서일까, 사소한 실수를 저지르거나, 미루다미루다 일에 뒤덮일 지경이 되어 마감을 지나쳐버리거나 할 때면 거대한 자괴감에 처박히고 말았다. 그리고 그런 일은 생각보다 자주 일어난다.
하지만 정말 그런걸까? 우리에게는 쓸모가 있어야 할까? 쓸모가 있어야 하고 유능해야 하고 해결해내야 한다는 그런 강박 때문에 하지 않아도 될 자책과 후회를 하고 불행해지는 것이지 않을까 그러느라 해야 할 일들을 더 더 못하는 건 보너스.
내 시선이 닿는 범위 내에서 제일 한심한 인간을 마음속으로 떠올리며 생각하자 저 샛기도 잘 먹고 잘 사는데. 나 정도면 준수하지! 손가락질을 하며 입 밖으로 내어 말하지만 않으면야 뭐... 생각은 자유 아니겠는가 좀 못하면 어때 유능하지 않아도 괜찮아 쓸모가 없어도 괜찮아
내가 존재하는 것에 따로 이유가 필요한건 아니니까
우리의 쓸모를 찾아서. 오늘은 에이앱 회원 깡통씨의 넋두리를 소개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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