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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되돌아보며 쓰는 37일차 휴약일기
Level 10   조회수 37
2017-12-07 21:31:27
이 글은 의식의 흐름에 따라 작성되었습니다..

글의 흐름:

오늘의 시간낭비 -> 죄책감과 과거 반성 -> 스스로 발전하고 있다는 깨달음 -> 주변인에 대한 감사한 마음 -> 우울증과 벗어나는 과정 -> 주변인에게 지지자가 되고싶다는 다짐

오늘은 제가 할 수 있는게 무엇인지 고민하다가...그냥 하고싶은걸 하다 시간을 낭비했어요.
시험기간이라 수업은 없고 공부하기 참 좋은 시간인데.....
해가 질 때까지 빈둥거렸답니다.

아침 9시에 일어나서 밥먹고 목욕하고 다시 좀자다가...(핏빗 충전이 안돼있어서 수면시간 모니터링이 안됨)
한 12시넘어서 일어나서 치즈볶이를 해먹고..
규모가 큰 다음의 모 카페에 가입해서 등업하려고 카페활동을 했어요.
그걸 욕조에 앉아서 빈둥빈둥 거의 4시간동안? 한거같아요.(발가락 다 쪼글쪼글해짐.)
'이런 생산성 없는 하루를 보내다니....'하며 죄책감이 들었고
이후엔 패딩으로 몸을 싸매고 집에서 천호대로를 건너 구의동 오피스텔까지 1시간 넘게 걸어왔어요.

제가 원래 올해 초에는 매일 이런식으로 살았어요.
딱히 하는일 없이 늦잠자고 먹고 폰만보다가 밤이 돼버리는 하루요.
너무 일상적이고 옳지않다고는 생각했지만 회피하며 대수롭지않게 넘겼었죠...
그 때와 비교하니 지금은 제가 좋은쪽으로 변해가고있다고 느껴요.
비록 오늘은 뭐 빈둥댔다고 치더라도요..ㅎㅎ

그리고 지금같은 안정감의 바탕에는 언제든 저를 지지해주는 가족들의 역할이 지대하고
(지금 바쁘다는 핑계로 잘 만나지 않는) 남자친구의 역할도 꽤 컸던거같아요. 기댈 수 있는 연인은 존재만으로도 가치가 있는것같습니다......
ADHD 커뮤니티의 동지들의 역할 또한 말할필요도 없이 무지무지 컸고요. 정말 감사하고있습니다.

올해 초, 저는 정말정말 불안정하고 무기력한 상태였어요.
뇌의 전반적인 기능은 마비되고 스스로의 힘으로는 뭔가를 시작할 수 없는 단계였습니다.
처음 이 단계에서 벗어나는것도 정말 힘겨웠는데, 제 뇌는 이 수렁(?)에서 잠깐 벗어난다고 해도 언제든 다시 그 상태로 돌아갈 준비가 돼 있었어요.
반복된 부정적인 사고체계가 탄성좋은 고무줄같은걸로 계속 절 잡아당기는것같아요.
정신적 안정을 유지한다는게 그냥 차분히 있는다고 유지되는게 아니라,
그 부정적인 사고로 끌려가지 않게 반대 방향으로 계속 힘을 줘야 가능한거더라구요.
이것조차 제 힘으로 하기는 버거워서 주변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그러는동안 의도치않게 어리광도 많이부리고....민폐도 끼친것같은데....그땐 몰랐는데 지나고보니 보이네요..허헣ㅎ
그렇다고 제가 되게 안정적인 상태는아니고...앞으로도 갈길이 멀지만...예전의 간당간당하던 상태에선 벗어난 것 같아서 너무 기쁩니다.
다음해에는 저 스스로가 주변인들이 심리적으로 기댈 수 있는 '지지자'가 되고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갑자기 엄청 감성적인 인간이 되가고있는것같습니다.
나쁘지 않은것같아요. 하하
이제 할 일을 하러 가보겠습니다... 정신건강을 위해 밤은 안새도록 노력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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