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보다 끈기도 없고 금방 지치고 무기력해지는 사람들이
나처럼 ADHD를 가진 사람이라는 걸 난 잘 알고 있다.
남들보다 속도가 좀 늦으면 어떤가.
포기하지 않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는 사실이 중요할 뿐.
다른 사람들이 그들의 속도에 맞춰 걸어갈 때,
난 그들보다는 느리지만 달팽이같은 나만의 속도로 꾸준히 움직여서
작은 것부터 조금씩 내 목표를 이뤄나가면 된다.
그렇게 가다 보면 언젠가는 남들이 봤을 때도
"저걸 저 사람이 했다고? 대박! 저건 아무도 못할 줄 알았는데."
라는 말을 들을 날이 올지도 모른다.
물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남들이 하는 노력의 10배 이상은 해야 할 것이다.
마음먹은 일을 행동으로 옮겼을 때 3일 이상 이어지면 기적이라 하는 우리.
남들과 똑같은 노력을 해서는 절대로 일반인들을 따라가기 힘든 우리.
그래서 남들의 두세 배는 더 노력해야 남들과 겨우 비슷해지고
그들을 넘어서려면 그 이상의 피나는 노력을 해야만 하는 우리.
그런 우리에게 '뼈를 깎는 노력'이라는 녀석과
'수많은 실패를 하더라도 또 일어날 수 있는 끈기'라는 녀석은
성격이 까탈스러워서 친해지기는 정말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친해져야 하고,
그 녀석들과의 우정은 내가 눈을 감는 날까지 평생 가야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비웃고 나에게서 등을 돌린다고 하더라도,
그 두 녀석 만큼은 나를 배신하지 않고,
내가 위기에 처해있을 때 나를 구해줄 것이라는 걸 나는 안다.
그래서 올해는 나 자신과 한 가지 약속을 했다.
다른 건 몰라도, 올 한 해는 그 두 녀석과 가장 친한 친구가 되자고.
그리고 그 두 녀석들과 친해지기 전까지는
주변에서 듣게 되는 비난이나 비웃음에는 귀를 닫아 버리고
내 내면의 소리에 집중하고, 달팽이처럼 내 길만 열심히 가자고.
남들은 내가 하려고 했던 행동을 했는지 안 했는지 모르지만
내가 했는지 안 했는지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나 자신이니까,
최소한 나 스스로에게 만큼은 정직하고 떳떳한 사람이 되기로 했다.
그러려면 올 한 해는 나를 정말 혹독하게 다루어야 할 것 같다.
그러면서도 늘 잊지 말아야 할 따뜻한 말 한 마디.
"괜찮아. 좀 늦어지면 어때. 아직까지 포기는 안 했잖아.
그리고 너만의 속도로 조금씩 움직이고 있잖아.
벌써 이만큼이나 왔는걸? 그럼 된 거야. 포기만 하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