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26 새벽에페니드 조회수 35 2018-01-27 00:23:01 |
넷째 날
과집중이 열일했다. 노력이 평가를 만들어서 사무실 밖 평가만은 좋은 인간이다. 식당 아저씨나, 보안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일할 정도로 친해지고있다. 바깥에서 보이는 내 모습은 쉼없이 계단을 오르고, 화장실 쓰레기를 청소하고, 사람들 간식을 챙겨주고, 맨날 뛰어다니는 모습이므로.
식당의 진짜 엄청나게 맛있는 음식 덕분에 나도 계속해서 웃는데 성공하고 있다.
글을 쓸 좋은 타이밍을 얻었다. 기억이 났는데 쉬고 오라는 강압이 들어왔다. 몇 가지 사항들을 기록하겠다.
1)충주역
2)슬라이드
3)위층/위생
4)약사 검토
1)X대리님이 나를 불러 콜택시 타고 갈 교수님을 기록해 달라고 하셨다. 내게 주어진 정보는 콜택시 타고 가실 교수님 단 하나였다. 따라서 나는 뭐, 교수님이 부산분이면 부산까지 태워다 줄 것인지, 거리에 제한이 있다면 어디까지인지, 제한이 없는지 뭐 알 수가 없었다. 간다는 게 내일 집에 가는 그건지 아니면 뭐 또 다른 루트가 있는지도 몰랐다. 그래서 "그대로"전달했다. "교수님 콜택시 타고 가실 건가요?" 교수님은 이해하지 못했다. 대리님이 설명을 교수님꼐 직접 하고서야 나는 그게 내일 출제가 끝났을 때, 충주역 혹은 터미널로 선택지가 좁혀지는 경우라는 걸 알 수 있었고, 이후부터는 문제가 없었다. 느려서 대리님이 인내해야 했던 것 말고는.
2)Y대리님이 "슬라이드를 다 내려 달라"고 하셨다. 나를 그 슬라이드가... 피피티의 슬라이드(슬라이드 1, 2-이 경우 "내린다"는 내가 모르는 다른 기능일 수 있다.)일까 싶어서 잠시 굳어있다가, 프로젝터의 빛이 닿는 그 슬라이드라는 것을 잠시 후에 이해했다. 그런데 내가 알기로(3층에서 슬라이드를 내려 영화관을 조성하는 걸 그 직전 보았으므로) 영화를 한 방에서 복수 상영하는 건 말이 안 됐다. 그때 이미 z대리가 슬라이드를 하나 내린 상태였다. 내 안에서 가능성들이 분화했다. 가능성 1)영화-하나만 내려야 함
2)영화-여러 개 내려도 됨
3)영화가 아님-하나만 내릴 것
4)영화가 아님-여러 개 내려도 됨.
나는 고민했다. 여기서 내가 들은 '다'가 정말로 존재했었는지. 그리고 z대리님이 그 사이 모든 일을 처리하시었다. ㅠㅠ
3)교수님 한 분이 감염학 책을 찾아달라고 하심. 알파 주임님과 책을 찾는데... 나는 보통 일정범위의 목록(책장)이 있을 때 목록 내의 요소들을 모두 파악하는 일이 아주 어렵다. 따라서 보통 나 혼자서 그런 작업을 할 때는 정말 힘들게 집중해서 시간을 들여 처리하는 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속도가 중요했고 알파 주임님은 아주아주 배가 아픈 상태였다. 나는 마음이 아파서 막 찾다가(빠르게, 대충, 결과값오차 장담 못함) 과연 완벽한 지식(모두 파악)에는 그것이 완벽하다는 감각이 있는가, 그러니까 목록 엑스를 완전히 다 파악했을 때는 엑스에 더하여 알파의 감각 혹은 인지가 있는가 없는가(라이프니츠는 있다고 했다.) 하는 고민에 빠져들었다가... "여긴 없는 것 같은데 위xxx로 가 보자"는 말에 상념에서 깨어났다. 나는 그게 위생인가 싶어서 그 책단을 찾으려다(위치를 외우지 못했기에 너무나도 두려웠음)-그게 위생인가, 위층인가 둘 다 아닐 수 있으니까 좀 더 기다릴까-하고 생각하다가 알파 주임님을 따라 "위층"으로 올라갔다. 이럴 때마다 다시 되묻는건 짜증을 유발한다. 아이고. 모르면 물으라지만 보통 내가 물으면 사람들이 내 물음을 이해하지 못한다.
4)Y 대리님이 "약사 검토 몇 시에 끝나는지 아래층 교정 선생님이 물어보신다."고 X대리님꼐 전해 달라고 하시었다. 또박또박 "그대로"나는 전달했다. 그러자 X대리와 베타 주임님이 "그거 다 끝났는데 진작에?"라고 했다. 그러면서 X대리님은 프린트물을 하나 주더니 "이걸 보고 있다"고 하면 된다고 했다. 내가 그래서 "그러니까 다 끝났다."는 거죠?라고 했더니 "아니 이거 보고 있다고 말하면 된다니까"라고 했다... 그게, 나는 다시 그대로 말할 수밖에 없었는데 부장님이 듣고 짜증나셔서는(아니 시간을 물었는데 왜 그걸 받아오냐-는 느낌으로. 나도 시간을 물었는데 프린트물을 주는 이유를 아직도 모르겠지만.) 직접 올라가셨다. 나는 고통스러웠다...
기억나는 것만 썼을 뿐이다. 내 실수는 훨씬 많다. 가능한 한 내 문제를 많이 기술하고, 가능한 내 최대한의 업무를 해내는 것이 내 목적이었다.
5일 있는 동안 딱 한 번이라도 일을 잘 하고 싶었다. 그런 말을 한번 듣고 싶었다. 4일째인데 아직이다. 열심히 한다. 고맙다. 진짜 열심히 한다. 하는 일이 많으시네요...? 인턴이세요? 하지만 아직 잘 한다는 없다.
삶이 필연에 따라 움직인다면 그 모든 일들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것들이다. 일어날 일이 일어났을 뿐이니까. 크게 보면 모든 것이 그렇겠다. 그건 뭐 어쩔 수가 없으니까 그래서 그나마 작게 보면, 그래도 도덕법칙이 자연법칙보단 필연성에 덜 매이는 것처럼 보인다. 이유를 가지고 인과적으로 하는 것보다 순간의 마음에 따르는 것이 필연성에 덜 매이는 것처럼 보인다. 나는 그 모든 순간에 나에게 충실하고 싶다. 충실이란 곧 내 앞의 사람에게 잘 하는 것을 의미한다. 잘 한다는 것은, 백번 욕먹어도 한번 칭찬 들으면 헤벌죽 좋아죽는 내가 그 헤벌죽하니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을 그대로 보이는 것이었다. 덕분에 보안과도 친하고, 식당 분과도 친하다. 한번은 내가 인터넷 사용 마감시간을 안 적으서 베타 주임님이 이거 왜 안 적었냐고 약간 조았을 뿐인데, 보안 1이 2에게, 2가 팀장에게 전해서는, 팀장이 마감시간을 카메라를 돌려 확인해서는 전해주었다. 베타 주임은 다소 당혹스러운듯했다. 나쁜 사람이 아닌데... 아니 모양새가 뭔가 후임 갈군 선임이 되어버려서... 나는 좀 미안하면서도 감사했다. 어쨌든 보통 있는 일은 아니었다.
나는 아마 어느 직장을 가도 이러겠지만, 어떻게든 어떻게든 결국 살고 싶다. 이것이 내 목적이다. 마지막에 웃을 수 있는 삶. 고생만 하고 끔찍하게 살더라도 인생 마지막에 아 그래도 좋았다 하는 삶. 그 끝이란 건 당장 오늘 하루의 끝 하나의 일 대화 하나가 시작하고 끝나는 순간을 모두 의미한다. 끝에 웃으면 웃음으로 영원하리. 그런 생각으로 계속 웃었다. 어쨌든 그런 생각이 도움은 되었다.
가장 힘든 순간 3.
1.불구 취급-일을 안 주고 대놓고 무시 및 갈굼
2.주변 사람을 도와주고 싶지만 이해할 수 없어서 도와주지 못할 때(내가 아니라 다른 친구라면 그나마 도움이 되었을 텐데.)
3.사람들이 나를 참아주느라 심력을 소비할 때.
2,3,은 많이 느꼈지만, 1은 없었다는 데 감사하자.
이어서 쓰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