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16 새벽에페니드 조회수 47 2018-01-16 12:07:33 |

#1. 첫 글입니다. 사이트를 만들어주신 분께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불편하지 않으시다면, 얼마정도쯤 서버비라도 내고 싶어요. 아니 저는 다들 메뉴 몇 개씩 다 가지고 있는 줄 알았어요. 아니 제가 지금 운영자님께 뭘 시킨 거죠... 왜 저만 메뉴가 있죠ㅠㅠㅠㅠㅠㅠㅠㅠㅠ
#2. 저는 ADHD가 참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보다 정확히는 제가 참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ADHD는 스펙트럼 장애라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습니다. 여기서 여기까지, 하는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서술되는데, 그 울타리도 명확하지가 않습니다. 지역과 지역을 나누는 그리스의 경계석에는 [나는 경계이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경계를 뜻하는 호라스모스는 두번째로 "정의(definition)"라는 뜻을 가집니다. 대체 이게 무엇인지, 울타리가 명확하지 않은 ADHD는 이것이 무엇"이다"라고, 혹은 이것이 "있다"고 말하기가 참 힘듭니다. 여차하면 신드롬 하나 적당한 거 만들어서 도망치는 거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들기 때문입니다.
#3. 나는 내 ADHD가 참 견디기 힘들다. 거기서 ADHD가 빠지니까, 그냥 내가 견디기 힘들고, 내가 뭔가 싶고, 항상 나는 뭔가 이상했다는, 말로 설명하기 힘든 감각을 가지게 되고, 이게 또 다행스럽게도 모든 분야에서 그런 건 아니니까, 아 그냥 그떈 그렇지 하는 마음으로 대처도 안 하게 되고, 다시 비슷한 환경에서 고통을 겪고, 대체 나는 뭐하는 인간인가 싶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그렇고 그랬습니다. 그래서 정말로 감사하다는 마음이 한량이 없어요. 이렇게 이야기할 페이지가 있다는 것이.
#4. 오늘부터 다시 투약을 시작했습니다. 예전 투약에서는 동일 환경에서의 투약 전후를 대조하기 힘들었지만, 이제는 가능합니다.
#5. 원래 집중력이 높은 사람이어서 투약 이후 집중력이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더 집중이 잘 됩니다. 제가 바다의 한 작은 섬을 보고 있다고 칩시다. 투약 전에는 주변에서 파도가 넘실거려 시야를 가렸습니다. 저는 하나를 보기 위해 노력해야 했고 한 섬에서 다른 섬을 보기 위해서는 파도에, 그 안의 물고기들에 정신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했습니다. 자연히 일의 알트탭이 너무 어려웠어요. 다수의 섬을 한번에 관찰하는 것도 너무 어려웠고요(하 엑셀ㅠㅠ 가로줄은 괜찮은데 세로줄에 극도로 약해요...)
#6. 약을 먹었더니 파도가 크게 넘실거리지 않습니다. 하다못해 확 솟아오르지 않네요. 섬을 보는 힘이 강해졌다기보단 방해가 줄어들었고 그에 따라 정보나 관심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는 느낌입니다.
#7. 이 작은 주님의 성함은 콘서타 오로스 18미리정... 근데 시간제 주님인지 3시간 지나니까 좀 약발이 안느껴져요. 주님 힘내봐 좀!!! (증량은 신중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