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31 새벽에페니드 조회수 30 2018-01-31 20:47:55 |
1.오늘 도서관법이 개정되었다. 이후 법이 발효되는 대로 학교도서관에는 사서교사가 1인 이상 "있어야"한다.
2.사람들이 기뻐했다. 나는 먹이를 찾아 달리던 레밍 떼 안에서 나를 발견했다. 왜 나는 그런 걸 사소한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걸까. 왜 월급 꼬박꼬박 나오는 학교도서관에서 일하는 걸... 다들 바라는 걸 떠올리면서도 가슴이 뛰질 않는가. 심지어 지금 하고 있는 공부에 대해서도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3.직장은 내 삶의 가장 많은 부분을 먹어치울 것이다. 나는 가령 "따뜻한 온천 안에 들어가있기"나 "깊은 바닷물 안에서 헤엄치며 놀기"같은 걸 일로 삼고 싶다. 아니면 "샤워하기"나. 아니 왜 다 물 관련이지.
4.그러니까 언젠가 자다가 꿨던 설정인데(내 설정을 하나 꾸었소.) 내가 펭귄이었다. 펭귄인 나는 수륙양용인데다가 어째서인지 헤엄을 치다가 팍!하고 물을 차고 나가면 하늘을 향해 또 쏘아지듯 비행하는 게 가능했다. 수륙공 전천후 펭귄이었다 이거다. 바다 위 얼음은 유리처럼 투명하고, 또 물은 또 어찌나 새파랗고, 하늘은 또 왜 이리 투명하도록 흰색인지.
5.그 꿈을 떠올리면 가슴이 뛴다. 안타깝게도 그 꿈은 군대 기상송으로 파괴되었다. 훈련소 첫날 밤에 꾸었던 꿈이었다, (그 후로 나는 자대배치-갈굼/자해-관심병사-정신병동-ADHD판정-자대복귀-유격조교-괜찮다고 생각된 나머지 행정반 복귀-지옥-의 끔찍한 루트를 타게 되는데....!) 끔찍한 기억을 떠올렸더니 당이 땡긴다. 먹고 오겠따.
6.개미핥기처럼 딸기잼을 핥아먹고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러니까 내가 생각하는 행복은 참 단적이다. 헤엄치거나, 씻거나, 먹거나. 뭐 그런 데에 집중되어 있다. 한번 50대 아저씨가 된 나를 상상해본다. 50대 아저씨 울무나겨가 헤엄친다. 온천욕을 한다. 잼을 핥아먹는다. 뭐 떠올리는 게 행복할 지경이다.
7.그런데 학교도서관은 아니란 말이다. 그 어떤 일도 마찬가지로 그렇다는 말이다.(사실 당을 먹었더니 괜찮아지기 시작했다.) 막 다 허무하고 그렇단 말이다. 그 누가 그랬더라, 책 있는 골방이 제일 좋더라고...? 그건 결국 일을 안 한다는 거 아닌가? 거기서 그 사람은 책을 읽거나 책을 추천하거나 할 거란 말이다. 뭐 수서 편목 이벤트 수업 이런 거 생각하지 않았겠지. 분명 생각한다고 해 봤자 이거다. <수요일의 첫 손님께는 장미꽃을 드립니다!> 분명 내가 선 골방에서 나는 교장 선생님의 비위를 맞추고 있거나, 동료 선생님들의 일을 도와주거나, 학생들 수업 준비를 하거나, 그리스어나 라틴어 수업을...잠깐만... 그... 일 끝나고 대학원 같은 델 다닐 수도 있는걸까 응...!
8.괜찮아지기 시작했어... 이게 뭐야... 그쪽 준비는 또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알아볼까...[구조가 파괴된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