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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습관 고치기
Level 2   조회수 42
2018-03-28 11:24:31
 

 

이제 블로거가 된 지 딱 일주일 째예요.


딱 시작할 때 즈음에는 우울증이 너무너무 심해서 방도 난장판이고


싱크대에 푸른곰팡이도 키우고... (지금생각해도 냄새도 비주얼도 끔찍합니다)


씻는 것도 며칠 째 안씻었는지 기억도 안나요. 나갈땐 그냥 후드집업  뒤집어썼어요.


근데 너무 힘들어서 울기만 하고 몸이 안움직여지더라고요.


그러니까 그때로부터 지금까지 회복하는 것이 아주 딱 일주일이 된 셈이네요.



회복하는 동안 순서대로 어떤 일들이 저에게 도움 되었는지 살펴보았어요


(방법을 알려드린 게 아니라 개인적으로 도움된거니 살짝 참고만 하시면 딱 좋을 것 같아요)


 

-1- 약물치료


그냥 약물치료 말고 용량조절이 중요한 것 같아요.


용량조절에 성공하고 저는 감각이 예전보다 살아났어요.


약이 안맞으면 약을 바꾸거나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겠지만 ㅠ.ㅠ


저는 너무 운좋게도 콘서타 36으로 꽤 효과를 보고 있어요.


근데 약만 먹는다고 망가진 습관이 돌아오는 게 아니어서 첫째는 약물 맞추는 것으로 시작하고


그다음부터는 과거에 제가 싼 똥을 치워가는 과정을 만들었어요.


 

-2-  방 치우기


사실 방이 깨끗해야 우울증이 덜 온다는 말 사실인 것 같아요.


근데 방 치우는게 만만치가 않잖아요 솔직히...


그래서 일단 차분님이 유튜브에 올린 만화처럼 일을 쪼개면서 했어요.


-바닥치우기: 빨래 주워서 세탁기에 넣기->책주워서 책꽂이에 넣기->잡동사니 주워서 침대위에 올려두기->청소기


-책상치우기: 쓰레기 쓰레기통에->필기구 필통에->책들 책꽃이에->물티슈로 책상, 노트북 닦기


-설거지: 수세미에 물만 뭍혀보기로 시작


이런식으로 하다 보니까 한 3일 정도는 걸렸지만 결국엔 방을 다 치웠어요 (뿌듯)


그리고 이제 안어질러지게 하는 게 관건인데 아직 그 습관은 이제 고쳐야하는 단계예요 ㅋㅋㅋ


 

-3- 할일 우선순위 정하기


정말 우선순위 정하는 건 너무 어려워요. 정해도 뒤죽박죽이예요.


그래서 의사쌤이 책에서 본걸 제안해주셨어요.


일단 모든 할 일을 생각나는대로 적고,


-중요하고 빨리해야 하는 것


-안중요하고 빨리해야 하는 것


-중요하고 천천히 해도 되는 것


-안중요하고 천천히 해도 되는 것


이렇게 만들어둔 네가지 항목에 각각 넣고 쓰여진 순서대로 일처리를 하는거예요.


물론 같은 항목 안에서도 세부적으로 할일의 순서를 정해야겠지만 그정도 쯤 되면 우선순위 정하는게 좀더 쉬워요.


저도 덕분에 최근에 해야할 많은 일을 중요하고 천천히 해도 되는 것 까지 거의 끝내놨어요.


아직 한 번 밖에 안했지만 진짜 효과는 좋았어요.


 

-4-교수님들과 상담


이건 요즘 하고 있는 일이예요.


사실 학교수업처럼 그냥 이론 수업도 아니고, 애니메이션 수업인데


포토샵,프리미어,에프터이펙트,3ds max... 이런 프로그램들을 듣는거라 듣다보면 조금이라도 놓치면


망해요... 과제를 하고 싶어도 아는 게 없어서 할 수가 없어요 ㅠㅠ


그래서 어제 교수님과 상담을 요청했고 교수님은 ADHD에 대해 아는 게 없었지만


제가 겪는 일을 이해해주려하더라고요.


그리고 출석을 꼭 하되 수업시간에 교수님 수업을 따라가는 대신에 참고서를 봐가면서


익히고 질문할것 교수님에게 질문하고 교수님이 주신 과제만 할 수 있게 열심히 하기로 할 것을


조건으로 저의 페이스에 맞춰서 수업받는걸 승낙받았어요.



 

그 이외에도 요즘은 아침님이 추천해주신


'성인 ADHD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 (내담자용)'을 구매하려고 해요


치료자용이 학교에 있어서 일단 대출하면서 시간관리 팁같은걸 조금씩 얻어가고 있어요


(다 읽지는 않고 필요한 부분만 얻습니다)


 

이제 시작이지만 이렇게나 회복했다는게 신기하네요. 블로그분들이랑 수다 겸


힘들었던 일/이런저런 팁 많이 공유한게 가장 도움 많이 된 것 같지만요~


사실 애인에게도 에이디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었던 건


블로거분들의 존재를 말할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에이디 단톡분들 다들 나이도 성격도 하는일도 다른데 단점이 나랑 거의 똑같다."


라고 말하니까 놀라면서 진짜로...? 이런 반응이더라고요.


그후로부터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 쭉쭉 보여주고 그래서 요즘은 믿고 있어요.


제 우울증의 원인은 사실 원인모를 문제행동 (당시 @인줄도 몰랐고... 알았다 해도 이게 정말


에이디 때문인지도 몰랐고 ㅠㅠ) 때문에 애인이랑 많이 싸우고


혼자서는 제대로 된 일상도 못이어나간다는 점이었어요.


가족은 아직 안믿는 눈치지만 애인부터라도 이해시켜줘서 요즘은 우울증이 다신 찾아오지 않더라고요


 

분명 중간중간에 또 몇번이고 망가질지도 모르지만 새로이 알게 된 게 있으니


아주 쉽게 자신을 포기할 일은 없을거라 믿고 전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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