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05. 12 새벽에페니드 조회수 25 2018-05-12 01:26:36 |
#1 이주일간 방황했다.
#2 흐름이 깨진 첫발은 호텔 아르바이트였다. 다녀온 당일과 그 다음날, 그 다음날 오전까지 거기서 들은 욕과, 나의 무능함에 대해서 고민했다. 고민은 아니고, 되새겼다. 방도가 보이질 않았다.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힘이 빠졌다. 일하러 간 날 콘서타를 먹고 그 다음날 먹지 않은 부작용인지도 몰랐다.
#3 3일쯤 다시 공부를 하다, 다시 그 다음주 아르바이트를 갔다. 또다시 흐름이 깨졌지만, 이번에는 좀 더 크게 깨졌다. 도대체 이런 내가 어딜 가서 뭘 하나, 궁상을 떨고 있는데 교수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이러이러한 데가 있는데 지원해보는 게 어떠느냐고.
#4 그걸 준비하느라 다시 얼마간 시간을 썼다. 서류전형에 합격하고 나니 어버이날이었다. 부모님이 나를 보고싶어하셔서 억지로 내려갔다. 겨우내 옷을 넣은 무거운 짐을 챙기고, 과제를 위한 자료며 노트북까지 양손 아프도록 챙겨서, 부산에 있는 공공도서관 계약직에 다시 지원서를 넣고(방문접수였다) 병원에서 의료기록 사본을 떼고, 부모님과 이야기를 좀 나눈 다음 다음날 아침 KTX를 탔다. 면접은 괜찮게 봤다. 결국 떨어져서 지금 또 흔들리고 있지만.
#5 아무래도 나는 여러가지를 동시에 할 수 없는 사람. 스트레스 대처 능력이 부족한 사람, 늘 기력이 딸리는 사람이다. 그걸 고려해야한다. 공부만. 공부만 해도 부족한 시기에 부모님꼐 죄송한 마음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그것도 왜 독서실 같은 거면 몰라도 이런 유사군대 아르바이트라니.
#6 가서 버티는 식의 수련은 이미 하지 않았나. 사실 지금도 아르바이트를 가는 것 자체는 극복할 수 있지 않나. 하지만 그걸 극복하느라 공부할 기력을 날려버린다면 너무나도 곤란한 것이다. 에이앱 사람들이 마침 시의적절한 말씀을 해 주셨다. 다음주 목표는 단순하게 잡아보자.
#7 1. 드림온에서 본 병원에 다시 가 보기.(개인적으로는 약을 메디키넷으로 바꿔봤으면 좋겠다. 2. 내일을 계기로 공부뇌를 다시 살릴 것. 몸살에 주의하며 나에게 뭔가 맛있는 것을 먹일 것.
3. 시험까지 약 40여일이다. 그때까지 할 수 있는 만큼의 최선을 다하자.
#8 그것은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지상을 향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j9BILgs3z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