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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가 ADHD라서 이런거였다고?!
Level 8   조회수 1006
2018-05-27 16:58:57

글쓴이: William Dodson, M. D.
(의학박사 윌리엄 닷슨)


번역: 홀랑 (에이앱)
[대괄호] 속에 있는 말은 이해를 돕기 위해, 혹은 그냥(...) 번역자 임의로 넣은 말임을 알려드립니다.


출처: https://www.additudemag.com/slideshows/decoding-the-adhd-mind/


 

 

 

1. ADHD인 채로 사는 삶이란


ADHD인 사람의 대부분은 항상 자신이 어딘가 남들과 다르다고 느낍니다. 그들은 부모, 선생님, 고용주, 친구들로부터 일반적인 틀에 맞지 않는다는 평을 듣습니다. 그들은 주변에 맞춰서 남들처럼 행동하라는 말을 듣습니다.

ADHD인 사람이 비 ADHD인 사람처럼 될 수 있고, 또한 되어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은 ADHD을 이해하는데에 있어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내용에서 ADHD인 사람의 특징적인 행동과 그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2. 왜 우리는 "직선적인" 세상에서 적응하지 못할까


ADHD의 세상은 "곡선적" 입니다. 여기서 과거와 현재와 미래는 따로 나뉘어져 있지도, 잘 구분되지도 않습니다. 모든 것은 "현재" 에 있을 뿐입니다. ADHD인 사람은 영원한 현재를 살며, 과거를 통해 교훈을 얻거나 미래를 내다보며 행동의 결과를 예측하는 것을 어려워 합니다.

"생각없이 행동하는 것" 은 [ADHD의 주된 증상인] "충동성" 을 일컫는 말이며, 그들이 경험을 통해 교훈을 얻는 것을 힘들어하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3. 일을 순서에 맞게 진행하는 것


ADHD인 사람은 정돈된 사고-즉, 계획과 순차적으로 일을 진행하는 것에 능하지 못합니다. 비 ADHD의 세상에서의 업무는 처음과 중간, 그리고 끝이 있습니다. ADHD인 사람은 시작점을 알 수가 없으므로,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릅니다. 그래서 종종 중간 단계부터 뛰어들어서 뒤죽박죽인 순서로 일을 처리하곤 합니다.

일의 "체계" 라는 것은 직선성, 중요성, 그리고 시간개념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ADHD에게는 도달할 수 없는 목표가 되고 맙니다.

 

4. 왜 우리는 쉽게 버거워 하는걸까


ADHD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삶을 더 "강렬하게" 경험합니다. ADHD의 신경계는 자신의 호기심과 도전하고싶은 욕구를 충족시켜줄 무언가를 갈망합니다. 따라서, 그들의 주의력은 결코 "결핍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항상 차고 넘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내면의 이런저런 아이디어들로 끊임없이 바쁘니까요. [비록 겉으로는 빈둥거리는 것처럼 보일 때에도 말이죠.]

그러한 ADHD인 사람이 "집중 모드", 혹은 "과집중" 상태에 있지 않을 때에는, 동시에 수많은 생각들이 와글와글 거리며 머릿속을 돌아다닙니다. ["과집중" 할 무언가가 생기기 전까지는] 그 중 어떤 것에도 제대로 된 집중을 할 수 없으며, 그 모든 생각을 전부 멈추는 것 또한 어렵습니다. 결국 그 어떤 것도 제대로 해내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5. 왜 우리는 주변 모든 것들에 민감할까


ADHD인 사람들 중 다수는 "감각적인 정보" 들을 필요에 따라 걸러내지 못합니다. 간혹 청각과 같이 한가지 감각에만 민감하기도 하며, 이러한 현상을 hyperacusis (청각 과민) 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집 안의 아주 작은 소리에도 잠들지 못하는 것입니다. ADHD인 사람들은 비 ADHD인 사람들이 못 느끼는 수많은 감각들에 방해받으며 삽니다. ["예민하게 굴거나" "까탈스럽게 구는게" 아니라요.]

 

6. 왜 우리는 위기의 순간에 빛을 발할까


ADHD인 사람들은 종종 급박한 마감 시한에 쫒겨, 짧은 시간에 많은 일을 해내기도 합니다. 이러한 "위기의 귀재" 들은 위기 상황은 손쉽게 처리해내면서 오히려 일이 평탄해지면 다시 실수를 연발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언제나 위기 속에서 살 수는 없겠죠. 어떤 ADHD인 사람들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분노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생산성을 위해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분노를 해대는 나머지 주위로부터 성격 장애로 오해받기도 하지요.

 

7. 왜 우리는 일을 제대로 끝마치지 못할까


ADHD인 사람들의 이러한 "간헐적인 초능력" (본인에게 흥미로우면 굉장히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고, 그렇지 않으면 시작조차 하기 어려워 하는 것) 은 타인을 당혹케 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좌절에 빠지게 합니다. 그들은 타인에게 많은 기대를 받는 상황에서조차, 자신이 집중해서 해낼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억지로 장담하는 척도 가끔 하지만요.]

그렇게 ADHD인 사람이 스스로를 못 믿기 시작하면, 자신의 재능에 회의감을 갖게되고, 나아가 일관적인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수치심을 갖게 됩니다. [그러니 이미 갖고 있는 수치심을 더 크게 하지 말아주세요. 제발. 아니, 사실 당신도 답답하겠죠. 우리도 미안해요.]

 

8. 왜 우리는 차분해지기 힘든걸까


ADHD인 사람이 청소년기에 다다르면, "신체적인 과잉행동" 증상은 대개 사라집니다. 하지만 과잉행동은 내적으로 여전히 존재하며, 집중하는 것과 남의 말을 경청하는 것, 그리고 생각을 비우고 편히 잠에 빠져드는 것 등을 힘들게 합니다. 그들이 ADHD 약을 먹었다고 해도 완벽히 차분해지지 못 할 수도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언제나 시동이 걸려있는 자동차처럼 말이죠.

 

9. 왜 우리는 체계적이지 못할까


ADHD의 내면은 정리가 하나도 안된, 광대한 도서관과 같습니다. 그 안에는 온갖 정보 쪼가리들과 유행하는 이야깃거리들이 있지만 "완결된 책" 같은건 한 권도 없습니다. 그 지식들은 기사, 영상, 음성 파일, 혹은 인터넷 페이지와 같은 여러 형태를 띄고 있지만, 실제 도서관처럼 "자료 검색" 기능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ADHD를 가진 개인들은 저마다 이 "뒤죽박죽인 도서관" 을 다루려 애를 쓰며 살아갑니다. 귀중품인 경우에는 아예 눈에 안 띄는 곳에 두는 것도 좋겠습니다. 잃어버릴 수 있으니까요!

 

10. 왜 우리는 잘 잊는가


ADHD를 가진 사람에게는, 어떤 정보도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지기 마련입니다. 그들의 마음은 언제나 이런저런 세세한 것들로 꽉 차있기 때문에, 새로운 정보가 저장될 공간이 부족한 것입니다. 심지어 새로운 어떤 것을 머릿속에 저장하려다보면 이미 기억하고있는 다른 것을 잊어버리기도 합니다.
필요한 정보가 이미 머릿속에 있지만, 필요에 맞게 끄집어져 나오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아, 이거 그거아냐? 나 알고 있었는데...]

 

11. 왜 우리는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보지 못할까


ADHD인 사람은 자기성찰 능력이 약합니다. 타인은 잘 파악하는 반면, 오히려 자기자신에 대해서는 그때그때 알아차리기 어려운 것이죠. 비 ADHD인 사람들은 이런 면을 보고 뻔뻔하다거나, 이기적이라거나, 무신경하다거나, 혹은 사회부적응자라고 오해하곤 합니다.
ADHD 특유의 낮은 자존감과 상처받기 쉬운 속성과, 이러한 자기성찰 능력 부족이 만나서 ADHD 환자를 나락에 빠트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 조금만 따뜻하게 바라봐주세요. 제발.]

 

12. 왜 우리는 맨날 시간과 씨름을 할까


ADHD인에게는 일반적인 "시간개념" 이라는게 없습니다. 말하자면, 모든 것은 "지금" 벌어지든, 혹은 아예 안 벌어지든 둘 중 하나인 것이죠. 비 ADHD인이 가진 "우선순위" 에 대한 관념과 더불어, 시간이라는 관념에도 취약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 환자 [이 글의 저자, 의학박사 윌리엄 닷슨] 의 85 퍼센트는 시계를 착용하지 않거나, 아예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ADHD을 가진 사람에게는 시간이란 무의미한 추상적 개념일 뿐입니다. 남들에게는 그렇게도 중요하게 보이건만, 그들에게는 시간의 흐름 자체를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가혹한 주변 환경과, 그보다 더 가혹한 자기 자신으로부터 상처받는 ADHD인들을 위해..


(번역자의 첨언) (노잼이므로 안보셔도 무방합니다)


 

ADHD를 가진 사람들은 이미 평생을 남들보다 더 노력하고, 고군분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의 애물단지가 되는 것을 감내해온 사람들입니다.

전세계적으로도 성인 ADHD는 본격적인 연구가 퍽 늦은 분야입니다만 감사하게도 저는 남들보다 이런저런 해외 정보를 접할 수 있어 제 자신에 대한 자책감에서 비교적 자유로워질 수 있었습니다.

제 글을 읽는 ADHD인들과 그 주변인들도 "이 정체 애매모호한 ADHD라는 것" 때문에 받은 고통에서 조금이라도 자유로워지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번역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해볼게요.. 장담은 못하겠지만...ㅠㅠ (전형적인 AD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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