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공간이 생겨서 설레네요. 카와 조회수 35 2018-05-24 02:11:54 |

안녕하세요 새로 입주하게 된 꿈 많은 서른살 카와입니다.
‘카와’라는 뜻은 커피의 어원중에 하나에요.
이 공간에서 쓸 이름을 생각하면서 가장 많이 마시는 ‘아메리카노’ 커피를 떠올렸거든요.
부드러운 향에 이끌려 한 모금 마셨을 땐 생각외로 씁슬해서 잠시 멈칫하다가도
이내 진한 맛과 향이 입안에 퍼져 저를 빠져들게 했던 그 ‘커피’의 이미지가 생각났어요.
우리 @들도 ‘커피’와 닮아있는 면이 많습니다.
매력이 많고- 감정표현도 풍부하고- 이런 우리의 ‘향’에 이끌려 사람들이 다가오다가도
충동적이고- 실수투성이에- 고집 센- 이런 면에 멈칫하는 사람들을 보기도 했죠.
하지만 결국은 @들만의, 또 각자만의 여러 가지 장점과 매력으로
누군가를 빠져들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정말 좋은 ‘커피’가 되려면 나에게 맞는 치료와 노력이 병행되어야겠죠..^^
이제 제 소개를 간단하게 해볼게요.
저는 사실 여태까지 ADHD 환자인 걸 인지하지 못하고 살아왔어요.
어린시절은 나름 우등생에 책도 많이 읽어 늘 다독상을 받고 다녔고
중학교 시절은 문학책에 빠져서 늘 집에 돌아오면 자기전까지 책을 읽다가 자곤 했고,
고등학교 시절에는 음악이 좋아서 정말 원 없이 음악을 들으면서 살았던 거 같아요.
운좋게 원하는 학과에 입학해서 성공적인 첫 발을 내딛나 싶었지만
대학교 졸업할 때쯤 제 친구들과 비교해보니 저는 아무것도 이뤄놓은 것이 없더군요.
학점은 어찌어찌 벼락치기로 평균이상으로 마무리하였지만
꾸준히 공부해야하는 자격증,영어 등에는 쥐약이고 나중에는 사다놓은 책만 높게 쌓이고
그 책 아래 제 자존감이 깔리게 되더라구요.
그렇게 학교를 졸업하고 20대까지 꽤 높게 쌓여있던 제 자신에 대한 기대가 한풀, 한풀 벗겨지고
이제는 자책하는 것도 지쳤을 때쯤... 우연히 어떤분을 만나게 되었어요.
그 분 역시 @를 가지신 분이였고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꽤 오랜 시간 나누다보니 공통점이 많더라구요.
한 때는 연인이였다가 이제는 남남이 되었지만 그 분 덕분에 저는 ADHD를 인지하였고 마주할 수 있는 용기도 얻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마음속에 한구석에 그 고마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후,
ADHD를 정식으로 진단받고 약을 처방받은지 이제 3주정도 되었네요.
스스로를 너무 믿었던 저에게 날카로운 칼이 되어 돌아온 현실에 너무나 힘들었는데
‘내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아픈 것’이라는 것, 그리고 나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이토록 간단한 사실이 저는 왜 이렇게 기쁘고 마음이 울렁거리는지 모르겠네요.
저는 이렇듯 참 오랜시간을 돌아왔어요.
이제와 좋은 분 들과 함께하게 되어 정말 감사합니다.
제 인생의 2막. 이제 시작합니다. 저와 쭉- 함께 해주실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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