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약일기#1 +휴약일기#1 홍구리 조회수 26 2018-06-15 23:37:11 |
| 약 한 달 전. 극심한 무기력에 사경을 헤매던 나는 극적으로 에이앱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간신히 병원을 찾아가 진단을 받고. 약을 처방받았다. 콘서타는 어렸을 때 틱이 다시 올라올 수도 있다고 아세틸목신을 처방해주셨다.
여기 광진구로 이사를 오고 한달간 직장(알바)를 다섯 번정도 바꿨다. 관두고 면접보고를 반복하며 좌절했다. 단기알바도 자주 갔다. 기껏 싫다고 그만둔 학교인데 아무것도 안하는 내가 멍청했다. 무일푼에 집만 덩그러니 .. 게으른 내가 집까지 먹여살려야했다. 그 때 발견한 @에 대한 정보는 내가 변화할 수 있다는 큰 희망이었다. 나는 병원을 가기 위해서라도 일을 시작했다.
첫 일주일간은 아세틸목신만 먹었다. 조금이긴 하지만 깨어있는 기분이 들고, 가파르던 감정기복에도 꽤 빨리 정신을 차렸다. 원래 뭔가에 집중하면 누가 불러도 잘 못듣는데, 그런 과집중도 덜했다. 중간에 하루쯤은 약도 치료도 안믿고 다시 우울한 상태로 돌아갔는데, 당연한거겠지만 역시 비약물치료(마인드컨트롤, 생활습관 개선 등)도 중요한 것 같다. 약을 못먹는 지금과 비교해도 그때가 나빴다.
그 다음주부터는 불안장애 약(항우울제? 안정제?)도 같이 처방받았다. 느낌상 좀더 멍해지고 감각도 둔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이 약은 일에 집중할 때는 빼고먹고, 우울할 때만 가끔 먹었다. 생각이 없어지고 멍해지는 게 자책과 불안에 시달리는 나로서는 편하긴 했지만 일하는데 방해되기도 했으니까..
지금은 약을 못먹고있다. 현실적으로 일주일에 2만원도 못빼는 지금엔 도저히 갈 수가 없다. 그래서 비약물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운동을 하고, 친구랑 전화도 하고, 집에 초대도 하면서 덜 우울하게 만든다. 혼자인 날에는 무기력에 빠지지 않게 지금처럼 글을 쓰기도 한다. 글쓰는 건 감정 조절에 되게 좋다. 가끔 맛있는 요리를 하는 것도 정신건강에 좋은데, 물론 이건 성공했을 때만이다. 책, 좋은 글, 유튜브 강좌도 본다. 최근에 찾은 건 위키하우에 좋은 글이 많다는 것. https://ko.m.wikihow.com/행복해지는-법
휴약은 일주일 째 되는데, 그래도 확실히 먹는 게 일하는 데나 감정조절에 좋다. 나름대로 노력은 하지만 약간 부족한 느낌. 그래도 지금 연습하는 습관들이 약 다시 먹을 때 플러스 요인이 될 것 같다. 에이앱 사람들과도 소통하고, 많은 길을 찾고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