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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Level 2   조회수 21
2018-07-12 10:48:50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누군가를 품어줄 수 있는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땅 위에 단단히 나를 뿌리내리고
오는 이에게, 내가 부른 이에게
쉴 수 있는 그늘이 되어주고 싶었다.

나의 그늘은 어둠이 아니라
태양을 마주하기 힘들 때
일상이란 볕에 지쳐있을 때
너의 쉴 자리로 존재하는 것이길 바랐다.

나의 잘려나간 가지들은
꺾여버린 흔적들이 아니라
더 곧게 자라기위한 전지로 보아주길 원했다.

나의 밑둥에 새겨진 상처들은
나를 완벽하지 않지만
인간적인 나무로 만들어 주었다고
그렇게 믿고, 나는 나 자신으로서
무엇도 가리지 않고 네 앞에 서 있고 싶었다.

그럼에도 어쩌면
너는 오지 않을수도 있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나의 가지들을 내리지않고
계속해서 들어올려 그늘을 만든다.

나는 네게 그저 있음으로 느낄 수 있는
그런 그늘이 되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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