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21 새벽에페니드 조회수 31 2018-08-21 20:59:58 |
#1. 한창 부작용으로 힘들 시간인데 오늘은 덜해요. 1~2시 정도에 메디키넷을 먹어서, 보통 7시쯤에 약발이 떨어집니다. 평소라면 억제되던 감정들이 팡 터져나오고 충동에 헉헉거리는 시간인데... 지금은 평온하네요. 하이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우울을 찍지도 않아요. 이것이 불안장애가 없는 일반 사람들의 보통 마음 상태일까요? 만약 그렇다면 그분들이 평소 저를 좀 이상하게 보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2. 약이 떨어져가서 오늘 병원에 갔습니다. 자꾸 억제할 수 없는 감정들이랑, 충동들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말하면서 또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보통 약의 부작용으로서 제가 느끼는 '하이'가 아니에요. 몇 번 약을 쉬기도 하면서 약과는 무관하다는 걸 느끼기도 했지요. 이 충동은 저의 불안입니다. 생각은 일어나는 것이지만 이 생각은 저를 아래로 쳐박습니다.
#3. ENO님이 우울증 치료도 함께하라고 말씀해주신 부분이 주효했던 것일까요(딱히 저보고 말씀하신 것은 아니지만 도움을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불안이든 우울이든 결국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니까요.
*글을 쓰면서도 바로 느껴지는 변화가 있어요. 저는 방금 (딱히 너보고 말한 거 아냐 임마)라고 쓰려고 했습니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저는 방금 지레 방어를 하려다, 그만둔 것입니다. 불안할때 자학하는 건 제 처세술이었어요.
#4. 여기 계신 많은 분들이 그렇겠지만 불안은 저의 참 오랜 친구입니다. "엄마 화났어?"하고 물어보는 것은 저의 유치원때부터의 버릇이고요... 화가 났나? 혹시 자살하진 않았을까? 근거도 없지만, 아니라는 근거도 없어서 그만두기 힘든 것들이요. 너무 일상적이어서 내가 그냥 그렇다고, 우울하거나 힘든줄도 모르고 내가 나에게 짊어지게 하는 짐. 말, 생각버릇, 마음. 예전에 차분님이 그러셨는데, 이게 정말 CPU 프로세스를 많이 잡아먹어요.
#5.
https://www.youtube.com/watch?v=A-Fo_W_9tz4
병원갓다 오는 길은 참 즐거웠습니다. 메디키넷을 먹고 걷거나 달리기를 하면 살아잇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요. 나쁜 생각에도 저항할 수 있고, 배까지 부른 상태라면 제가 갖출 수 있는 방어 수단은 전부 갖춘 셈이엇고, 아 또 전역 이후 한 번도 꺼내지 않았던 시디플레이어로 음악도 듣고 있었습니다.(위의 곡이요!)
아예 11시쯤 취침해서(지금은 새벽 4시쯤 자거든요) 6시쯤 시작한 공부를 8시쯤엔 끝내고, 하루 세시간 저를 이렇게 걷게 해 주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강아지 산책 시켜주는 셈 치고...(개들은 모두 adhd라는 책을 본 적이 있습니다...ㅋㅋㅋ)
#6
해서, 부작용이 힘드신 분 중에, 부작용이 극도로 불안하거나 우울해지는 것인 분들은,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불안증이나 우울증 약을 복용하시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이걸로 안 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요...( 제 뇌는 민감보스라서 5mg으로도 효과가 아주 확실하네요. 메디키넷도 10mg짜리고...(그래서 약효가 짧아요 아이고 더먹으면 아파요 마음이.)
#7
맛있는 거 먹고 힘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