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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서 힘든 점
Level 3   조회수 37
2018-10-22 09:17:41
@여서 힘든 점은 몰까?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힘든 점은 아무래도 타인(@를 겪지 않는 일반인)에게 말하기 어렵다는 것 아닐까? 그렇다면 왜 어려운걸까? 그것은 아마도 @의 특수성 때문일 것이다. @는 겉으로는 멀쩡해보이지만(add라는 전제하에) 속은 멀쩡하지 않다. 매우 산만해서 집중력을 오래 유지하기 힘들다. 유지하려면 타인보다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타인은 @를 직접 겪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속 사정을 이해하지 못해서 @를 그저 노력하지 않는 게으른 사람들의 자기합리화로 인식한다. 하지만 단언컨대 @는 노력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노력을 못하는 것이다. 라디오에 비유하면 아마도 @의 상태를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라디오를 들으려면 주파수를 맞춰야 한다. 정확히 맞추면 깨끗한 음질로 들을 수 있다. 그러나 틀리면 잡음 때문에 음질이 나빠서 듣기 힘들다. 여기서 맞는 주파수는 일반인의 정신이고 틀린 주파수는 @의 정신이다. 물론 예외는 있다. @임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받지 않은 채 엄청난 성과를 거두는 사람들이 간혹 존재한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 @가 아니였다면 분명 그것 보다 더욱 큰 성과를 얻었을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타인과 교류를 통해 살아가는 것이 인간인 것이다. 그래서 교류 없이 혼자 사는 것은 매우 어렵다. 혼자 무인도에서 사는 것을 상상해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인간은 교류가 단절된 고립된 섬이 아니라 교류를 할 수 있도록 다리가 연결된 섬이어야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에는 타인과 교류하는 것을 어려워 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다양하나 주된 원인은 집중력이 낮아 발생하게 되는 실패로 인해 자존감이 하락하게 되어 실패를 반복하는 악순환 구조 때문이 아닐까? 게다가 @임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계속된 실패를 보고 문제아로 낙인을 찍기 때문에 악순환 구조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악순환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병원을 찾아가서 검사를 받고 치료를 받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를 겪는 사람들과의 교류이다. 앞에서 서술했듯 @는 그 특수성으로 인해 타인에게 말하기 어렵기 때문에 같은 @를 겪는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이 병원 방문 다음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 있어서 에이앱 사이트는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에이앱을 필두로 @에 대한 인식의 저변이 넓어져서 오아시스가 더욱 많아지면 좋겠다.

사실 이 글을 작성하게 된 이유는 순간의 충동으로 인해 돈을 함부로 펑펑 써버린 것을 메우기 위해 알바를 갔다가 느낀 점을 정리하기 위해 쓴 것이다. 29년을 살면서 여지껏 알바라고는 교수님 소개로 인해 하게 된 꿀알바와 기숙사 알바 말고는 해본 적이 없었다. 남들은 폭풍이 휘몰아 치는 곳에서 잡초처럼 자라날 때 나는 온실 속에서 화초처럼 자라난 것이다. 그것에는 @도 일정 부분 일조했을 것 같다. 아닌가? 모르겠다. 사실 @를 알게 되자 그동안 살아오면서 저지른 모든 어리석은 행위들은 전부 @라서 그랬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게 된다. 과연 그런 것일까? @가 면벌부처럼 남용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된다.

어쨌든 꿀알바와 기숙사 알바를 제외하고는 처음으로 다른 알바를 하게 됐다. 어떤 알바를 할까 하다가 부모님 가게 서빙을 도와드렸던 것을 살려서 웨딩홀 알바랑 호텔 알바를 했다. 웨딩홀 알바는 서빙과 셋팅하는게 힘들지만 기물정리는 할만했다. 반대로 호텔 알바는 서빙은 할만했지만 기물정리가 헬이었다. 둘의 공통된 점은 인성 파탄자들이 많다는 것과 답답한 것을 매우 싫어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처음 알바하면 당연히 조금은 답답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이 드는 찰나에 군에 있을 때 신병들의 답답함이 싫어서 일부러 기강을 잡으려고 했던 내 모습이 기억났다. 하지만 그때는 군대라는 특수성이 존재했다. 여기는 사회잖아? 아닌가? 내가 지금 내로남불을 펼치고 있는 것인가? 모르겠다. 어쨌든 약을 먹었기에 망정이지 약을 먹지 않았다면 더욱 답답했을 것이다. 실제로 약효가 떨어지는 시간이 되자 집중력이 매우 감소했고 그로 인해 답답해져서 주변 사람들이 답답해 하는 것을 느껴서 스트레스 받았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인정과 성취를 바란다고 매슬로우가 말했다. 현재는 비판받고 있는 이론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욕구를 발견해낸 것은 대단한 성과인 것 같다. 어쨌든 나는 인정받고 싶었고 성취욕을 느끼고 싶었다. 그래서 의욕적으로 일을 하려고 여기저기 거들려고 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약효가 떨어진 시간대의 나는 답답 그 자체였고 폭탄 취급 받았다. 누군 답답하고 싶은줄 알아? 내가 @라서 그런거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말해도 이해 못해줄거고 말해봤자 이상한 소문만 날게 뻔하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참았다. 콘서타는 1-2차 피크 시간 이전 이후는 약효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감소한다는데 체감상 감소는 비약적으로 느껴졌다.

알바를 해보니까 미생이 왜 유행을 했는지 알 것 같았다. 알바,계약직 혹은 말단 사원이 자주 느낄 것 같은 감정들을 주옥같은 상황과 대사들로 잘 녹여냈더리. 그래서 아마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것이 아닐까? 어쨌든 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로 12시부터 지금까지 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다음부턴 절대로 약효 떨어진 시간에 글을 쓰면 안되겠다.

모르면 가르쳐 줄 수 있잖아요. 기회를 주실 수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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