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글! ADHD 약 복용기와 훈련에 대해서.. 임지용 조회수 78 2019-04-28 22:03:44 |
안녕하세요! 에이앱 블로거 신입 강쥐입니다.
원래는 성과가 더 명확해질 때 제 이야기를 써보려고 했었는데요!.
그 동안의 과정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껴서 메모장에 정리하던 중에,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서 정리할 기회도 가지면, 소통의 기회도 가지고, 남에게 보여지는 거니 더 좋은 정리가 될 것 같아서 이렇게 첫글을 올리게 되었어요.
그런데, 내용이 얼마나 될지 감이 안잡히네요..
먼저 제가 여러분들께 시작할 이야기는요, ‘스트라테라 복용기와 훈련을 결심한 계기’ 에요.
바로 시작할게요!
0 단계 : 스트라테라 처방
제가 처음 정신과에 가서 약을 처방 받은건 작년 12월이었어요. 제 의사 쌤은 메틸 약물의 부작용을 많이 걱정하셨어서, 저에게 먼저 비메틸 약물을 추천해주셨어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스트라테라는 메틸 약물의 부작용인 불안, 흥분, 감정 조절 문제 등 정서적 문제의 원인인 각성 효과를 뺀 약물로 공황장애, 불안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도 처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는 약물이에요. 또, 의존증, 남용의 부작용을 개선 시킨 약물이기도 합니다.
이런 장점에 비해 단점으로는, 효과를 보기 위해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 메틸 약물보다 효과가 떨어진다는 점 때문에 효과를 보지 못하고 메틸 약물을 드시는 분들이 꽤 있으세요.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제 몸엔 스트라테라가 잘 맞는지 효과를 서서히 보고 있었습니다.
1단계 : 스트라테라 복용 초기
처음엔 스트라테라 18mg으로 시작했어요.
약국에서 약을 타고 집에 가는 길에 바로 복용했는데 10분만에 효과가 오더라구요.
약간의 고양감과 함께 갑자기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는 느낌이 오면서 시끄러운 공간인데도 불구하고, 제가 원하는 생각을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번 어려운 생각을 해보면 약효를 더 분석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집 가는 길의 경우의 수나, 다음 신호등이 어디가 켜질까 등,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이전과 달리 사고를 원활하게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생각 멈춤 개선’
이 효과가 제가 생각하는 가장 명확한 효과였습니다. 생각을 오래 지속할 수 있는 효과요! 저는 주의력이 약해 생각이 중간에 끊기면 그 때까지 알아냈던 사고 과정들이 일부 잊혀져서 생각을 다시해야 했었거든요.
간단히 말하자면 , A를 알아야 B라는 사고가 가능하고, B를 알아야 C라는 사고가 가능한 주제가 있으면 A를 통해 B를 깨닫고 나서 C 과정으로 가려고 할 떄, 갑자기 다른데 주의가 쏠리면 B를 잊어버리고 C의 잔상만 남아있으니, 다시 A 과정으로 가야 했었습니다. 저는 이 증상을 ‘생각 멈춤’ 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특히 소란스러운 곳 일수록 이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했어요.
약을 복용하고 나서야 제가 얼마나 답답하게 살아왔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죠.
생각 멈춤 현상이 적어지자 저는 더 많은 사고를 할 수 있게 되었고, 계속해서 사고를 실험해봤습니다. 그래서 저만의 치료 방식을 만들 수 있었는데요. 일단,, 완벽하지 않으니 ‘생각의 최적화’라고 부르겠습니다. 이 내용에 관해서는 일단 뒤로 미룰게요!
계속해서 증상에 대해서 적어볼게요.
2단계 : 스트라테라 복용량 증가
그 후 약 용량을 점점 올렸습니다. 권장 복용량인 60mg까지 올라간다면 어떤 효과가 있을지 기대가 되었죠.
그런데 약을 올리면 올릴수록 고양감과 함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는 느낌은 조금씩 강해졌지만, 약을 먹고난 후 약 5시간정도에 제 집중력의 한계를 모두 몰아 넣은 느낌이었습니다. 과도하게 집중되지만 무언가 생각의 체계가 없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인지.. 원하는 생각을 하기엔 머리가 너무 아팠습니다. 게다가 더부룩함, 식욕부진의 부작용도 더 심해지니, 근무시간 도중에 휴식을 제대로 취할 수도 없었고, 일을 끝내고 나서는 무기력함이 몰려왔습니다. 일이 끝나고 나서 자기개발이 가장 중요한데, 무기력함에 자제력이 떨어지면서 제 삶은 다시 다운사이클로 접어들었습니다. …..이후 게임에 중독되고 말았어요.
3단계 : 복용량 증가에 대한 부작용. 그리고 환경의 변화
이 때문에 결국 일도 그만두게 되었고 1달간의 무기력한 삶을 살았습니다..
실패를 겪고나니, 조금씩 알게 되었어요. 일단, 문제를 명확하게 분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제 환경을 바꿔나가기 시작했죠.
전보다 생각이 잘돌아가니 제 문제가 무엇인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잠을 상쾌하게 못자는 것 같아 침대를 편한 것으로 바꾸고, 침구류도 갈아 알레르기 문제 또한 개선시켰습니다. 그리고 활력에 좋다는 종합비타민, 아연, 철분, 비타민 B 영양제를 구매해 매일 먹었죠.
또, 항상 똑 같은 일상이 반복되자 자꾸 새로운 자극을 원하는 것 같아. 공부하는 환경을 계속해서 바꿨습니다. 집중이 안되기 시작하면 바로 카페를 옮겼어요. 그러자 점점 삶이 개선되었습니다.
‘나만의 약 복용법’
약 복용법도 바꿨습니다. 18mg씩 하루에 3알씩 먹는 방식으로요. 과도한 집중력이 필요할 때 한알 더 복용하고, 이 후에 무기력함이 들 때쯤 하나를 더 먹는 방식이었습니다. 인터넷에 나와있는 스트라테라 복용법은 24시간 효과가 유지되니 하루에 한알, 혹은 2알을 나눠서 복용하라고 했지만, 저는 약 효과가 5~6시간이 한계였기에 3번 나눠 복용하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확실히 환경이 개선되니 우울에서도 점차 벗어났고, 우울에 의한 증상도 완화, 약 복용법 습득의 복합적인 효과로 주의력이 더 좋아졌던 것 같습니다.
( 우울증은 뇌를 병들게 하여, AD환자에 필수적인 도파민 분비에 치명적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약을 먹어도 제 효과를 보지 못합니다. )
‘주의력 향상의 효과’
뜬금없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주의력이 향상되면 다음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 단기 기억력 향상 : AD가 단기 기억력이 약한 이유는 주의력 때문입니다. 시각, 후각, 청각, 촉각의 감각 기관을 통해 수백 수천가지의 정보들이 들어오지만 일반인과 달리 AD는 정작 중요한 정보를 가려낼 주의력이 부족해 기억을 못하고 흘려버리게 되는 것이죠.
- 생각 멈춤 현상의 개선
- 생각의 범위가 넓어짐 : 이전과 달리 주의력이 좋아지니 눈에 보이는 정보를 가려낼 수 있게 되었고, 좀 더 많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세 가지 뿐만 아니라 이에 비롯되는 효과들도 있었습니다. 말하기, 듣기, 체계성, 작업 순서 기억, 건망증 , 사고력 등 다양한 방면에서 개선이 되었어요. 이와 관련해서 내용이 더 필요하면 나중에 더 자세히 적어볼게요!
4단계 : 자신에 대한 분석과 훈련 계기
이후 자신에 대해 알면 알수록 제 자신의 부족한 점이 끊임없이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개선을 위해 계속해서 제 자신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예를 들면 , "갑자기 기분이 좋아진 이유는 뭐지? ", "갑자기 멘탈이 나가네. 이유가 뭐지?", "살기 싫다.. 이유가 뭐지?", "말하기가 어렵네 왜 어려울까? "등등이요!
그러다, 주의력이 개선된 후에 정상인과 가까운 제 자신을 보고 이런 의문이 들었어요.
정상인들이 이렇다고? 그럼 정상인들은 AD에 비해 어릴적부터 뇌를 쓰는 법을 더 잘 훈련했을 거잖아. 그럼 지능은 AD와 관련이 없을 지라도 훈련 정도는 정상인과 AD의 차이는 더 벌어지지 않았을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럴듯해 보였습니다.
분명 ADHD는 정상인보다 체계적인 능력이 떨어지거든요. 깊게 생각할 수 있는 힘도 떨어지는 편이죠. 그럼, 체계적인 능력과 깊게 생각하는 힘이 기본이 되는 언어 능력도 훈련이 정상인에 비해 더딜거에요.
근데 이 언어라는 것은 인간의 생각에 상당히 중요하거든요. 뭉뚱그려진 생각을 구체화하는 것이 바로 이 언어에요. 즉, 언어가 부족하면 생각이 좁을 수 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 너무나도 당연하게 쓰이는 개인이라는 사상이 근대에 와서야 자리잡은 것처럼, 추상적인 의미를 언어로 표현하지 않으면 사고하기 힘든 것이거든요.
그렇다면, 일반인에 비해 언어 훈련이 더딘 ADHD는 생각도 정상인에 비해 덜 훈련되었다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30년 넘게, 봤을 때 본인의 지능을 일반인만큼 살리지 못했다는 것이에요.
만약 그렇다면, AD가 뒤늦게 일반인과 같은 체계를 훈련한다면, 언어 능력이 개선할 수 있는 것이고 언어의 형태로 구성되는 생각도 개선될 것이고. 또, 생각의 폭이 넓어지면 사고력도 개선될겁니다.
즉, 본인이 원래 가져야했던 지능 수준까지 올릴 수 있는거에요.
그렇게 결론을 내렸습니다.
5단계 : 훈련 시작
이렇게, 제 마음대로 만든 가설을 통해 현재 훈련 중에 있습니다. 나름의 성과도 있었어요! 하지만, 이제 제 주의력의 한계가 찾아오는 바람에 글을 미완성인 채로 뒤로 미룰 수 밖에 없게 되었네요…
훈련 시작과 과정은 다음 글을 통해 다뤄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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