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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04. 23
Level 4   조회수 26
2019-04-23 15:35:34
#1. 쉬고 나왔다.

조금 잠도 자려고 했는데 멜라토닌을 먹었음에도 잠들지 못했다.
대신 책을 읽었다. 감동적이어서 울 뻔했는데 그만큼 나 자신을 되살린 기분이다.

그사이 비가 내렸는지 밖은 물에 젖은 풀향기가 진동하고 있었다.
사라지지 않고 뒤통수 어딘가에 쭈그러져 있는 멜라토닌....
덕분에 약간 졸리지만 공부를 할 기분은 된다.
풀냄새가 너무 좋은 것도 한몫을 한다.

틀리면 어때 하고 생각하고 있다.
이게 중요하지.

#2. 독서실에 오면서 문득 예전 생각이 났다.

예전 이 동네의, 1900~1940년대쯤 모습.
당시 사람들이 내 모습만 그때 봤다면 산중턱 공중을 휘적휘적 걸어다니는 모습이겠지.
상전벽해는 비유가 아니다.

이황의 시가 생각났다. 나도 옛사람을 못 보고 옛사람도 나를 못 보지만
옛사람이 남긴 길을 따라간다는...

#3

비를 맞으면서 걷는데 분홍색 잎들이 나풀나풀 떨어졌다.
꽃은 다 진 줄 알았는데 높은 곳에 매달려있던 꽃 하나가 죽듯이 후드득 떨어지고 있었다.
차마 보기 힘들어 고개를 돌렸다.

망상을 끝내고 다시 공부를 시작해야지.
합격하면 이 앎도 다 털어버려야지.
소설책만 실컷 읽어야지. 별만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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