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김에 써보는 그 때의 기억 꿈달 조회수 33 2019-05-09 01:42:36 |
고등학교 1,2,3학년 내내 같은 반이었던 친구가 있었다.
둘다 타지에서 왔고 금방 친해졌다
날 걱정하던 부모님은 그 친구에게 연락해서 안부를 묻기도 했다.
고3 가을...
수능을 한달 가량 앞둔 어느 날
담임선생님이
"꿈달이랑 '친구'랑 같이 안 다니는게 좋겠다"라고 '친구'의 부모님께 말했다는걸 '친구'를 통해 전해 들었다.
화가 났다.
무엇보다 이유가 궁금했다.
따져 묻고 싶었다.
주변에선 말렸다
수능이 고작 한달 남았고
그 '친구'도 난처해질 수 있다고
난 참을 수 없었다.
그때가 처음이였다
날 괴롭게 한 사람에게 이유를 따져 물은것은
선생님은 내가 그렇게 말했다는걸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러나 이유는 들을 수 없었다.
그리고 내가 선생님한테 따져 물었다는 것을
그 친구에게는 말하지 못했다
그리고 난 그 '친구'를 보기가 껄끄러워졌다
선생님과 그 친구가 대화하거나 대입상담을 하게 될 때마다 불안 했다.
그 친구가 날 미워하게 될까 두려워서
내가 먼저 밀어냈다.
그리고 곧 졸업을 했고
졸업과 동시에 나는 거의 모든 인간관계를 잘라버렸다.
그리고 대학 입학 후 얼마 뒤 선생님에게 전화가 왔다.
잘 지내냐 물었다.
대학을 다니고 있는지도 물었다.
통계 자료를 내기 위해 전화한거라 했다
그런가 보다 했다
그 후 얼마 뒤 학교를 찾아갔다.
그냥 어쩌다보니 가게 되었다.
선생님이 내게 물었다
'친구'와 아직도 연락하냐고
잘 모르겠다 답했다
(그 때 따져 물었어야했다 이유를)
몇년 뒤...
그러니깐 작년 이 맘 때쯤 또 다른 친구가 그 선생님을 만나러 간다길래 따라갔다.
선생님은 내가 '친구'가 친했던걸 기억하지 못했다.
나에겐 그 일이 꽤나 상처였고.
늘 궁금했는데
기억하지 못하는듯 했다.
음식이 삼켜지지 않았다
손이 떨리고 숨이 답답했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돌아가는길에 참 많은 생각을 했다.
허무했지만
할 수 있는게 없었다.
그냥 잊기로 했다.
학교에 찾아가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 기억만 대충 찢어 한쪽 구석에 던져놨다.
그 일만 아니면 그 선생님은 좋은 분이었고
그 친구는 보고싶은 친구다
근데 왜 취하면 가끔 이렇게 나타나는건지 모르겠다
주절주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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