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좋아서 쓰는 글 성실 조회수 37 2019-05-17 16:34:24 |
- 에이앱에 글을 쓸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재작년 여름부터 에이앱에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개발..ㅋ..ㅋ.ㅋ...얘기, 다음에는 adhd아이들을 가르치던 얘기, 과외얘기, 복학하고 대학다니기 힘들다는 얘기, 학회에 갔다가 적응하기 힘들다는얘기,, 사소하게 생산성을 높이려고 발버둥치는 얘기,,, 그냥 우울하단 얘기, 내가 adhdㄱㅏ 아닌거같다는 얘기..또 adhd가 맞다는 얘기, 갑자기 연애하는 얘기, 헤어져서 슬프다는얘기, 성당 얘기, 또 학교다니기 힘들다는 얘기,, 뭐 그런얘기들을 주절주절 해놨네요...
예전의 글을 읽어보면 그때 제가 무엇을 가장 중요시 여기고있었는지...정확히 말하자면 어떤 생각에 꽂혀있거나 헤매고 있었는지를 상기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 요즘은 잊고 지내던 소중한 아이디어들도 꽤 있고요.
즐거운 이야기나 생각들은 보석처럼 느껴지고, 슬프고 고통스러운 생각들도 또다른 보석같이 반짝반짝한 느낌이에요.
사실 쓸데없는 글이 더 많긴 하지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힘들때 에이앱에 글을 쓰다보면 감정이 정리되어서 좋고, 기쁠때 글을 써 놓으면 미래의 내가 그걸 읽고 힘낼수 있다는 걸 알고 있기때문에 좋아요
2. 엄마의 딸임에 감사합니다
지금은 두번째 이유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기분이 좋거든요.
밤늦게 과외를 마치고, 엄마랑 시간이 맞아서 엄마차를 타고 같이 귀가했어요. 엄마는 지금 50대시고, 아주아주 좋은 직장을 가지고 있으심에도 (어릴때는 몰랐는데 취준생 입장에서 보면 아주아주..좋다는것입니다...) 방통대를 다니시면서 제2의 직업을 준비하시고 주말에는 전국방방곡곡을 다니시고 또 봉사활동도 다니시고... 어머니로서의 역할도 최선을 다하고 계시거든요. 차를 타고 오면서 엄마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나는 20대인데 알바랑 봉사랑 학교다니는것만으로도 에너지가 쪽 빨려있고 다른 일정이 생길때면 내 에너지를 뺏길까봐 두려운데, 엄마는 어떻게 그렇게 에너제틱한지 놀랍고 궁금했어요.
그리고 엄마한테 힘들다는 어리광을 좀 부렸고, 엄마는 저의 어리광을 받아주셨어요. 그리고 마냥 행복하진 않지만 따끈따끈하고 울렁울렁한 감각을 느꼈습니다.
사실 저는 어렸을때도 성인이 되어서도 엄마아빠에게 어리광을 부린적은 없었답니다. 나의 약한모습을 내보이는게 싫고, 지는것같고(대체 뭐에 지는거지..), 자존심 상해서요.. 대화도 별로 나누지 않았어요. 나누는게 왠지 힘이 들었어요. (말도없이 자꾸 사고치고...충동적으로 일저지르고....그러니까 부모님 속이 얼마나 타셨을지..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후..ㅋㅋㅋㅋㅋㅋ)
그치만 약을 먹고 이런저런어쩌구저쩌구의 과정을 거치다보니 지금이 되었답니다..
3. 새로운 깨달음을 발견해서 기쁩니다
그러고나서...
내가 해야하는 일들의 크기를 실제보다 훨씬 크고 부담스럽게 느끼고 있음을 깨달았어요.
현실적으로 따져봤을때 나에게 10시간이 있고 3시간씩 걸리는 일이 2개가 있으면, 나는 6시간동안 일을 하고 4시간의 자유시간이 생기는건데
4시간의 자유시간은 생각하지않고, 그냥 그 6시간의 일이 너무 크고 막중하게 느껴졌어용. 왜그럴까요? (왜지?)
그래서 부담감과 하기싫음에 5시간을 미루고 6시간동안 과제를 해서 1시간 늦게 과제를 제출하는..그런 느낌으로 살고 있었답니다.
물론 과제가 6시간안에 끝나지 않을때도 있고, 컨디션이 별로일때는 4시간의 휴식이 충분치 않을때도 있지만..
이런 생각의 패턴이 나도모르게 습관적으로 형성되어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걸 깨닫고 나니까 과제가 많아도 부담을 느끼는 정도가 훨씬 줄어들었고, 어딘가에 멱살잡혀 끌려가는 느낌도 안들고.. 하루를 주체적으로 살고있다는 기분이 듭니다.
4. 2년동안 노력한 나에게 감사합니다
어렸을때부터 눈이 똘망똘망하고 총기가 있어보인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제 눈이 좀 크고 촉촉하거든요..
그런데 한 2년동안 우울하고 무기력한 폐인처럼 살다 보니 자존감도 많이 떨어지고.. 거울을 보면 항상 낯빛이 어둡고 생기가 없었어요. 그냥 모든게 짜증나고 지루했던거같아요. 살도 엄청 많이 찌고 잘하는게 하나도 없는 저의 하나하나가 다 미웠어요. 그래서 거울도 안보고 가능하면 사람들도 안보고 지냈어요. 거울로 보이는 모습에는 항상 그늘이 져 있는것 같았어요.. 이게 작년 여름까지도 그랬어요.
그런데 여러가지로 노력하고 어찌저찌 잘 지내서 살도빼고 운동도 하고 사람들도 만나고하다보니까 거울에 비치는 얼굴이 다시 좋아보여요.
얼굴이 동그란것도 좋고(예전엔 싫었음) 특히 운동한 직후에 거울을 보면 눈이 똘망똘망하고 얼굴에 생기가 넘쳐보여서 스스로가 귀엽다는 생각을 한답니다.
스스로를 귀엽고 사랑스럽게 느끼는것도 감사할 일인것 같아요. 사랑스러운 사람에게 해를 가할 순 없으니까요..
마음먹기에 따라 같은 시간을 완전히 다르게 보낼 수 있음을 깊이 느끼는 요즘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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