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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계획도 생각도 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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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얘기를 했더니 아무런 생각없이 사는 건 불가능 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생각을 떠올리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하면 더더욱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기 마련이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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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한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아무 생각없이 사는 일은 쉽습니다.
하얀 종이에
‘지우개를 생각하지마’라고 검은 펜으로 글을 써서 준다면
전 그 떄부터 계속 지우개를 생각하겠지만
그러나 이미 낙서가 가득한 상태의 종이에는
‘지우개를 생각하지마’ 또는 ‘연필을 생각하지마’
라고 써있어도 무슨말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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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머리는 낙서가 가득한 종이와 같아서 뭘 더한다고 해도 별 감흥이 없습니다.
물론 전 이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진 않았습니다.
그냥 그 가득한 낙서 중 가장 진하고 세게 써져서
알아보기가 쉬운 것들에 대해 조금씩 얘기를 꺼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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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하니 그 글자들이 하얗게 지워졌습니다.
그 덕분에 더더욱 눈에 잘 띄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생각들로 마음이 복잡해졌습니다.
뭘 해도 그 생각들이 먼저 보여서 괴롭습니다.
괜히 말한 건가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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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만 있고 말을 잘 하지 않게 되니 너무나 외롭습니다.
연애를 쉰 지 오래되기도 했구요
물론 전 아직은 연애를 할 생각이 없습니다.
연애는 내가 행복할 때 시작 해야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얼마전에 친구들이 연애를 시작하면서 바빠졌습니다.
아니면 각자의 일을 열심하 하고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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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카톡을 들여다 보지만 연락은 없습니다.
그래서 에이앱톡방에서 아무말을 합니다.
조금은 위로가 됩니다.
다른 adhd 톡방도 들어가봤으나
저랑은 맞지 않았습니다.
‘규칙이란 필요한 것이구나’
라는 꺠달음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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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떄 들어가서 놀던 달팽이 카페나 다시 들어가볼까했으나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놔야겠습니다.
더이상 공허한 인간관계에 목매달고 싶지 않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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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아홉개!!
사람이 한 눈에 읽어들일 수 있는 문자의 개수가 4개라
같은 문자가 8개가 넘어가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는 글을
어디선가 본 것 같습니다.
그러니 이 글을 이 쯤에서 끝내야겠지요.
이 곳에 털어놓고 나니 낙서의 갯수가 조금은 줄어든 것 같습니다.
저는 머릿속을 텅 비우고 싶어요! 하다못해 일정 기간의 감정만이라도 좀 뜯어내고 싶어요! 엄청나게 많은 노이즈가 고요처럼 느껴진대도 사실 고요는 아닌 것 같아요. 사람을 잘 미워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그게 안 되게 되어버리고 있어요. 감정의 청소가 필요한 시점! 친구가 몇 년 전에 저한테 그랬어요 “넌 좀 인간관계 안전불감증” 같다고요! 그러게 참 이때까지 미움에만 저항해와서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에 너무 경솔했다 싶어요! 덕분에 감정에 휘둘리는 매일입니다! 좀 표백해버리고 싶어요… 제발 제발 공부에 집중하고 싶어요…
엉 ㅋㅋㅋ 써놓고 보니까 엄청 시끄럽게(!) 떠들어놓고 가네요 죄송합니다아…
글쓰기 장인 울무나겨 님께서 댓글을 달아주시다니 영광입니다!!!
울무나겨님의 글은 쭉 빠져드는 매력이 있어요!!
글을 쓰고나서 보니 오타가 매우 많은…
약을 먹을때와 아닐때의 차이가 느껴지는 군요…
공감이 많이 되는 글이에요….
머리에 낙서 정말 비유잘하시는것 같습니다..들어올때마다 공감하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