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앱 활동을 시작한지 어언(?) 2일이 지났어요.
이런 공간에서 이런 분들을 만난것은 제게는 정말 행운같아요.
감사를 표현하는 일은 늘 어색하지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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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한달 전만 해도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냥 무기력증에 빠져 어디까지 바닥을 찍을 수 있나 스스로와 내기하고
아무에게도 내가 문제라는 것을 보여주지 않았죠.
아…. 어쩌면 나의 주변사람들은 내 문제를 보지못한 것이 아니라 모른척 해주었던 거 같아요.
요즘의 나는 누군가가 근황을 물어봐도 “나 공부하고 있어” “좋은곳가고 싶어서 준비하고 있어” 라는 변명들로..
잠시나마 도전했었던 일들로 적당히 둘러대지 못했거든요.
저는 오랫동안 실체도 없는 어떤 것에 지쳐있었어요.
그것이 ‘헬조선’이란 말로 대비되는
경쟁에서 이겨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이 세상인지,
나에게 자꾸만 무언가를 요구하는 타인의 기대와 시선인지
아니 어쩌면, 제 자신에게 오래도록 지쳐 있었던 것 같아요.
다행히 올해 봄날은 날이 좋아서 그런가(?) 오랫동안 잠자고 있던 긍정회로가 다시 돌아서
제 문제를 직면할 용기가 생겼어요. 그렇게 ADHD를 진단받아 보고 치료도 시작하게 되었네요
그렇게 운 좋게(?) 치료를 시작하게 되었지만 어제 어머니와의 대화로 제 마음에 균열이 갈 뻔 했어요
어떻게 치료를 받고있는지 알려드리고 싶은 마음에 “이제 약을 먹어서 100중에 25정도는 나아진거 같지만 아직 75정도가 부족한거 같다. 이제 약 용량도 점점 조정하고 다른 습관,방법등을 찾아봐야겠다” 라고 꺼낸 제 말에
어머니께서는 “이제 약은 먹고있으니 집중안되는 문제는 해결된 것 아니냐, 약 용량 늘릴 생각하지말고
이제부터는 네 의지의 문제다” 라고 하셨거든요.
아… 그 순간에는 정말. 왠만해서는 부숴지지 않는 제 멘탈이 잠깐 가출할 뻔 했어요.
평소 같았으면 화를 냈을 상황이지만 화를 내기는 싫었어요. 그냥 조용히 ‘그건 아니다’ 라고 말을 했을 뿐.
그리고 몇 시간이 흐르고 충분히 생각을 해본 후에 어머니께 다시 말씀드렸죠.
“이제껏 몇 십년을 내 의지의 문제라 생각하고 스스로를 자책하고 살아온 나에게
엄마가 지금에 와서도 ‘의지의 문제’라고 말씀하시는 건 저를 두 번 죽이는 일이다” 라고요.
그리고 앞으로의 치료와 관련된 일은 제 스스로 결정할테니 당분간 따로 조언은 안주셨으면 한다고 요청 드렸죠.
혹시나 어머니가 상처받을까 “엄마한테 화내고 싶은게 아니라, 지금 나에게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렇다”
라고 덧붙이고요.
그 때 불현듯 생각난 영화의 대사가 있었습니다.
영화 ‘굿 윌 헌팅’ 에서
숀 선생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It’s not your fault….”
그리고 자신을 똑바로 보라 말하며 다시
“It’s not your fault..”
“It’s not your fault”
그 때 무엇이 그렇게 나를 힘들게 했는지 깨닫게 되었어요.
저는 남들 보란듯이 번듯하게 ‘잘’ 살지 못하고 있는 스스로한테
많이 지쳐있었거든요.
문득, 나 자신이 스스로에 대해 지친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아직도 내 마음속 깊은곳에서는 자신을 탓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남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네 잘못이 아니야”
누군가가 제게 해줬으면 했던 가장 절실했던 한 마디.
제가 ADHD를 진단받아보기 위해 병원에 가고 치료를 시작한 건
나 자신을 직면하고 지금보다 더 나은, 더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고 마음먹었기 때문이지
ADHD를 핑계로 나약한 내 의지에 면죄부를 주고 싶었던 게 아니었거든요.
음… 오늘은 평소처럼 잠에 들기전에
저 대사를 다시 한번 곱씹어보고 자야겠네요.
“It’s not your fault..”
“It’s not your fault..”
“It’s not your fault..”






잘 읽었어요. 이제 약먹은지 한달 남짓 된 것 같은데, 저희 어머니도 박사논문 끝나면 약물 끊는 얘기부터 하셔서, 왠지 모르게 화가 났답니다. 화를 많이 내지는 않았지만. 그리고 “ADHD를 핑계로 나약한 내 의지에 면죄부를 주고 싶었던 게 아니었거든요.” 말이 와 닿아요. 아침에 힘을받고 갑니다.~^^
부모님 마음은 다 똑같은거 같아요. 자식 걱정하는 마음에 그러시는건 알지만 가끔 속상할 때가 있어요.
힘을 받으셨다고 해주시니 저도 힘이 나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굿윌헌팅.. 저도 정말 위로가 되는 좋은 영화였어요.
어머니께서는 카와님을 이해하려고 하는 마음이 느껴지네요. 아무래도 에이디에 대해 이해를 다 하지 못했고, 에이디가 아니시기에 그런 말씀을 하신거 같네요.
제가 예전에 에이디 문제 외에도 심한 가슴두근거림, 호흡곤란, 경미한 언어장애에 시달릴 때 뇌출혈 또는 뇌졸중과 비슷한 증상같아 심각한 기분으로 뇌혈류 초음파를 찍은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 이상이 없다 하더라고요. 단순히 심리적 문제라고 하니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전 정말 쓰러질거 같이 어지럽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고통스러운데 말이죠.
그와중에 친구가 저한테 이런 말을 했습니다. ‘다행이네. 이상이 없다는 건 그래도 정말 다행인거지 않아?’ 라고 말입니다.
그순간 전 많이 욱하고 서러웠습니다. 난 너무 고통스럽고 뇌에 이상이 있을것만 같은데 말이죠.
그러나, 그 친구를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친구는 저의 심정과 기분을 모르기 때문이죠.
경험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위로였던거죠.
카와님이 그때 멘탈이 부서지는 경험을 한 감정이 공감이 됩니다.
ADHD라는 증상이 눈에 보이지 않아서 더욱더 다른사람이 보기에는
의지박약으로 보이기 쉬운것 같아요..꺼에요.
병명이 진단되기까지 ,내자신의 병을 인지하고 이해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듯
부모님도 AHHD 대해 이해해주시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한가봐요
저희 부모님계서는 아직도 의지의문제라고 생각하실때도 있는거든요 ㅠ
” 아직도 내 마음속 깊은곳에서는 자신을 탓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남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말이 공감됬네요..
얼마전까지만해도 저는 후회하고 제자신을 비하하고 원망하며 시간을 보냈거든요.
하지만 책을 읽다 이런 말이 있더라구요 “내 잘못은 아니지만 책임을 지는것은 본인이다”
이글을 보니 이런증상이 저희 잘못은아니어도
결과적으로 내가 책임을 져야하는건데 굳이 원망하고 비하하는데
에너지를 써야할까..라는 생각을 시작으로 조금씩 변화하려고 노력중이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