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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도 되는건가? 잘 지낼 수 있을까?

다행이다.

많이 좋아지고 있다.

좋아졌다는 말을 여러 사람에게 자주 듣는다.

나 스스로도 느끼고 있다.

 

다행히 약은 잘 맞고

약이 잘 맞으니

내가 어떻게 살아야 편한지도 점점 깨달아 간다.

그래서인지 내 안에 있던 우울과 분노를 조절하기가 쉬워졌다.

 

그러나 난 혼란스럽다.

약 효과가 줄어드는 저녁쯤이면

이런 바보가 따로 없다.

넘어지고 다치고 잊고… 실수하고 민폐끼치고

물론 약 효과가 끝난다고 우울해지거나 분노하지는 않는다.

다만 꽤나 멍청하고 답답한 인간이 될 뿐이다.

 

성적이 정말 많이 올랐다.

대부분의 과목에서 평균 근처도 못가던 예전과 달리

어떤 과목은 중간고사를 1등을 하기도 했고

또 어떤 과목은 수업 떄마다 칭찬을 듣고 있다.

(물론 여전히 꼴찌한 과목도 있…)

 

약을 먹는 날엔 질문에도 곧잘 대답하고

덜 멍하니 있지만

약을 빼먹은 날엔

멍때리거나

존다.

 

칭찬받을 떄의 나와

혼날때의 나중 뭐가 진짜 나인지 모르겠다.

 

잘 살아가고 있는 나와

우울과 열등감에 찌든 나 중 누가 나인지 모르겠다.

 

늘 혼나고 열등감에 찌들어 있는 우울한 나를

받아들이기까지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가…

 

과거의 나를 잘 극복하고 있는데

극복하는 나를 받아들이기가 무척이나 혼란스러운 요즘이다.

 

그냥 둘 중 누구든 아니 그 어떤 나라도 행복할 자격이 있다고 누군가 내게 말해주면 좋겠다.

“잘 지내도 되는건가? 잘 지낼 수 있을까?”의 6개의 댓글

  1. 1등이라니 ㅎㄷㄷ 멋집니다.
    가끔 살아나아가는 나뿐만 아니라
    살아지는 나도 기특하다는 생각을 해요.
    꿈달님도 어느 쪽이든 행복할 자격이 충분해요!

  2. 1등이라니 ㅎㄷㄷ 멋져요
    가끔 살아나아가는것 뿐만아니라 살아지는것도 기특하다는 생각을 해요.
    꿈달님의 어느 면이든 행복할 자격이 차고 흘러넘칩니다!

  3. 1등이라니 저도 해보고 싶어요. 요즘 저는 스트레스를 많이받아 페니드 안먹으면 바보나 다름없어요…

  4. 정말 잘 살고 계신 것 같아서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네요. 꿈달님은 충분히 행복할 자격이 있는걸요!! 주저하지마세요!

  5. 짝짝짝인 것입니당!!!!! 와!! 그런 생활, 삶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얼마나 큰 희망인지!

  6. 약효 떨어지면 바보처럼 느껴지는 거 공감돼요.
    (낙차감 때문인지 원래의 나보다 더 바보 같…ㅜ)
    약 먹기 전도 나인 건 맞지만 약 먹은 후를 진짜 나라고 생각하며 살아갈 테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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