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일기
아직도… 그 일을 생각하면 마음이 울적하고 슬프고 아프지만…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자고 나름대로.. 일도 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못해서 무거운 마음 덜어낼 수 없지만 충분히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잘못을 한 후 마음이 평온하지 않은 것… 잘못에 대한 심리적인 벌을 받을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잘못은 했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사람이라 당장은 마음이 행복하고 평온할 수 없지만.. 하루 종일 울고만 있지 않아서 감사합니다. 비록 밝은 표정으로 웃을 수는 없지만… 나에 대한 자괴감에서 많이 벗어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잘못을 한 나를 내가 안아주고 보듬어줄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실수투성이인 나를 사랑으로 바라볼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끄적끄적
나의 마음은 작은 실수에 대해 참 예민하게 반응한다. 실수에 예민한 만큼.. 실수를 안 하는 사람이면 좋으련만.. 보통 사람보다 실수를 많이 하니까 사회생활을 하며 내 마음은 참 많이 힘들었다. 나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참 힘들었다.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왠지 모르게 불편함을 느꼈고.. 사회생활하며 일처리가 엉터리이고 실수투성이인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없다고 느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비생산적이며 비효율적인 사람은 참 살아남기 어려운 세상이다. 이런 나를 보고 다른 이는 굉장히 게으른 사람이라 여긴다. 또는 고문관.. 미꾸라지 한 마리.. 이런 사회적인 시선으로부터 나는 참 잘 버텨오고 잘 살아온 것 같다. 오늘도.. 참 힘들었는데… 하루를 참 잘 버텼다. 아침부터.. 우울감이 강하게 들었다. 이렇게.. 우울감이 들 때마다 외면할 수 있는 방법은 무작정 걷기다. 그리고 형식 없는 글을 쓰는 일.. 밝고 경쾌한 음악을 듣는 일.. 내 잘못이 맞지만 합리화하며 죄책감 덜어내기.. 불행 중에 행복 찾기.. 나름대로.. 내 안에 깊게 자리하고 있는 우울감이 내가 숨 쉴 수 있는 숨구멍까지 차오르지 않게 덜어내는 방법을 나름대로 찾아내고 있다. 앞으로도 많이 외롭고 우울하고 힘들 것 같다. 하지만 괜찮다. 나는 덜 우울해지는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도 아침부터 차오르는 우울감을 많이 덜어내며 생활했다. 그것만으로도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버거운 일을 주위에서 아무렇지도 해낼 때… 사람들이 그런 걸로 고문관이니 뭐라니 비웃을 때…이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이제는 화가 조금씩 쌓이고 있어요. 마음공부가 필요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