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건너뛰기

이것도 adhd의 힘이었다니… 1 (여행)

나의 고유한 성격으로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이게 adhd에서 오는 특질이었네? 라고 깨닫는 것들이 많다.

진단 받고 약을 먹은 지 2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도 계속 튀어나온다.

의학적 근거는 없을지 모르지만 느낀 대로 끄적여볼까 한다. 시리즈처럼 될 것 같다.

 

1. 여행을 안 좋아하는 것

‘여행’ 하면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고 갈망하고 호시탐탐 꿈꾸는 로망이라 간주되는데

난 어릴 때부터 여행이 싫었다. 도대체 뭐가 좋다는 건지 이해가 안됐다.

분명 몸이 힘들 것+계획 세우는 것 귀찮음+잠자리 바뀌면 잠 못잘 게 뻔+낯선 곳이 그다지 궁금하지 않음.

사진으로 봐도 충분한 걸 왜 굳이 가서 봐야 돼? 라고 생각했다. 부지런히 움직일 생각을 하면 짜증부터 몰려왔다.

어릴 때는 움직이는 걸 어느 정도로 싫어했나 하면

외식하러 동네 나가는 것마저 귀찮아서 가족들이 간만에 뭐 먹으러 가자 해도 안 가겠다고 생떼를 썼다. 라면을 끓여먹겠다고 끝까지 고집을 부려 혼자 집에 남았었다.

막내딸만 두고 외식한 게 미안했던 가족들이 종종 음식을 싸가지고 오셨었는데 그걸 고마워하지도 않았다… (급 생각나는군요 모두 죄송합니다ㅠ)

그만큼 어디 간다는 거 자체가 나에겐 스트레스였다.

남들은 못 가서 안달인 여행을 기피해서 별종, 괴짜 소리도 참 많이 들었건만

adhd커뮤니티에 들어와 나만 이런 게 아니란 걸 알고 띠용했다. (모두 그렇다는 소리는 X)

 

그 아무리 멋진 곳에 간다 해도 신경 쓰이는 게 왜이렇게 많은지 (더움, 소란함, 내 맘대로 안됨, 발 아픔…)

그냥 넘나 피곤하기만 했다.

소리에도 예민해 사람들의 왁자지껄함이 감상을 방해했다.

24시간 와글와글한 전두엽을 가진 사람이 뭔 놈의 느긋한 경치감상인가!

난 시계 초침소리도 못 견딜 만큼 예민한 사람이라규ㅠ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메틸페니데이트 만세~) 예민도도 확실히 줄었고 만성 불면증도 많이 좋아졌다. 움직이는 게 더이상 귀찮지도 않다.

어딜 가나 보통사람들처럼 ‘느끼고’ ‘즐길 수’ 있다.

3년에 한번도 안 갔던 여행을 최근엔 1년에 몇차례씩 갔다.  그래봤자 짧은 여행이지만 말이다.

내일은 당일치기로 강화도를 갔다올 생각이고 여름에도 뭔가를 꾀하고 있다.

겨울엔 오빠가 있는 미국에도 가리라~

(마무리가 이상하다)

 

 

 

“이것도 adhd의 힘이었다니… 1 (여행)”의 14개의 댓글

  1. 왜 1.에서 끝나는거죠..ㅋㅋㅋㅋㅋㅋㅋㅋ맞아요 저도 여행이 너무 귀찮아요. 돌아다니는것보단 가만히 있는게 좋고…ㅋㅋㅋㅋㅋㅋㅋㅋ다른사람과 같이 가는거보단 혼자 가는게 훨씬 낫고..
    왜 여행이 귀찮은가 생각을 해보면 새로운 환경에서는 정신줄을 놓을수가 없으니까 그게 넘 피곤한가봐요

  2. 글의 내용이.. 너무 공감가요..ㅋㅋㅋㅋ 여행 싫어하는 거랑 외식 싫어하는 거.. 저는 한 번 외출하는 게 참 피곤해서 밖에 나갔다오면 녹초가 되서 집에 돌아오곤 했었어요..ㅎㅎ 지금은.. 약 덕분인지…. 두 가지 일을 해도 괜찮을 만큼.. 많이 좋아졌어요..^^ 최근에 당일치기 여행도 다녀오고요ㅎㅎ 아침님~ 오빠가 있는 미국에 꼭 발도장 찍고 오시길 바랄게요~

  3. 시끄럽거나 와글와글하지 않은, 이동할 필요도 없는 한 장소에서 맛있는 거 싸게 먹고 잘 쉬는 여행도 싫으신것이오?

    1. 좀 낫긴 하지만 거기까지 가는 것만도 힘들어했소ㅋㅋ
      하지만 다 옛날얘기라는! 지금은 맛집투어 넘나 좋은 것!

  4. 저도 어릴 땐 여행을 귀찮아 했어요.
    지금도 좋아하긴 하는데 막상 가면
    아 귀찮아…. 움직이기 싫어…. 시끄러워가 되는….

  5. 저도 한국갈생각하니..아득합니다. 선물챙기고,짐챙기고,아침일찍일어나서 웨이팅해야하고…. 에이디에겐 이동도 큰 일이에요!! 공감 꾸욱..!

  6. ㅋㅋㅋ 저도 한번씩 여행을 가지만 선호하는 여행만 가요.
    저는 여행을 가게 되면 한 곳의 명소를 이리저리 돌아다니기 보다는 힘들지 않을만큼만 정해서 돌아다녀요.

    예전에는 ‘여기까지 온 교통비가 있는데 다 돌아다닐까?’ 라고도 했지만 그렇게 몸을 혹사하면서(나의 기준) 돌아다니고 싶지않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바다있는 곳만 주로 가다보니 ㅋㅋㅋ (바다는 나를 시원하게 하고 들뜨게 하는)

  7. 오 저도 여행 안 좋아해요. 정말 신기하네요. 저의 증상들이 ADHD가 맞는 것 같은데, 왜 새로운 병원 의사분은 ADHD가 아닌 것 같다고 하실까요. 궁금하네요.
    그래도 아침님은 약을 드시고 개선되셨다니 다행입니다.

  8. ad이고 콘서타먹는데
    여행엄청좋아해요
    해외여행도혼자가면재밋는데요?
    성향차이아니에요??
    근데 막 계획짤때는설레고그러는데
    막상가려면귀찮기도하고 왓다갓다해요ㅋㅋ근데막상가면재밋게놀고ㅋㅋㅋㅋㅋ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