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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하는 글

하루 종일.. 기력 없이 누워만 있다가… 글을 쓸 마음이 생겼다. 어떤 누구와도 이야기 나눌 수 없기 때문이다. 마음에 가시가 박힌 것처럼 아프고 쓰리다. 큰 사고가 벌어졌다. 사소한 실수가 아닌 나의 잘못으로 인해 내가 일하던 사업체에 큰 피해를 끼쳤다. 그것도… 일적인 사이로 얽힌 게 아닌 친구와도 관련 있는 일이다. 식당 일이었는데.. 유통기한 표기를 잘못한 게 3개나 되고.. 곰팡이가 피어 있는지 모르고 냉장고에 방치해둔 식품을 보관 중이었고.. 칼과 도마를 구분해서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이렇게 기본적인 것을 모르고 지나칠 만큼.. 나는 주의력이 없었던 걸까.. 아무리 바빠도.. 이럴 수 있는 걸까.. 이번 일로.. 나는 여러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했다. 그리고 물질적으로도 엄청난 손해를 끼쳤다. 친구에는 미안해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사건이 터진 후 하루가 지나고 나는… 자괴감에 다시 전화를 했다.. 전화하는 도중 또 말실수를 했다. “제가 해고되는 걸로 끝나는 건가요.”를 묻는다는 게 “해고당하는 걸로”라는 말로 나와 버렸다. 나에게 너무너무 잘해주셨던 분이.. 대화가 길어질수록 감정이 상해서 화가 나려고 한다고 말했고 더 이상 전화하지 말라고 했다. 부모님도 나를 보면 답답하고 화가 난다고 했던 말이 생각났다. 나는 왜 태어나서 여러 사람에게 해만 입히고 다니는 걸까… 차라리 죽어서 이 세상에 없어지는 게 나은 것 같다. 너무너무 우울해서 살아 있는 것 자체가 다른 사람을 해치는 흉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죽는 것도… 안 된다. 내가 죽으면 내 가족에게 또 큰 상처를 입히는 것이다. 하지만.. 하지만.. 이렇게 사는 게 숨 쉬는 게 힘들만큼 괴로운데.. 어떻게 하루를 버틸 수 있을까.. 아무것도 못 먹겠다. 음료만 간신히 넘겼다. 내가 저지른 일에 대해 죄책감이 크다. 나는 왜 이렇게 멍청하고 어리석고 아둔한 걸까… 나는 사람으로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나보다. 이미 물은 엎질러졌는데.. 상황은.. 너무너무 나빠졌는데.. 나는 내 방안에서 울고만 있어야 했다. 다시 밖에 나가 힘내서 일할 자신이 없다. 내가 또 정신을 놓고… 사고를 칠까봐 무섭다. 다시는.. 그쪽 일에는 발을 디디지 않을 것이다. 나 때문에… 모든 게 엉망이 되 버릴지 모르는 일에.. 다신 손을 대지 않을 것이다. 마음이 언제 회복이 될까.. 단순한 노동이라도 사회 활동을 하다보면 회복되어질 것 같던 우울증이.. 또.. 내 마음에 깊이 자리 잡았다. 이번 일로.. 어떤 일을 한다는 것 자체에.. 내 안에 불신이 더 커졌다.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다. 나는 참 이기적이라는 생각도 했다. 내가 사고 친 것에 대해 화가 난 상대의 마음을 헤아릴 줄도 모르고.. 미안하고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 한 채 내가 받은 월급을 다시 돌려주겠다는 말을 했다.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너무너무… 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만 든다. 제발.. 제발.. 그 사업체가 문 닫는 일만 없었으면 좋겠다.

“반성하는 글”의 4개의 댓글

  1. 예전에 백화점 내 업체에서 일했을 때요… 실수가 많았는데 사장님이 마지막에 “너같은 새끼를 피해보상 청구도 안 하고 넘어가는 걸 다행인 줄 알아라”고 했었어요. 대학 졸업 후 알바 겸 노력해보겠다고 잡은 첫 직장이었어요. 제가 무슨 실수를 해도 아르바이트로 함께하는 사람들이 많이 도와주곤 했는데… 아무리 발악해도 “겨우 4개월짜리 일이라서 그러는거가? 할 생각 없제?” 이러고 “그냥 니는 노력하지 마라. 아무것도 하지 마라 그게 낫겠다.”이런 말도 들었어요. 솔직히 지금도 되새기자니 너무 힘들어요. 그 후로도 많은 일들을 시도해보고 있지만 계속 실패 중이에요. 5번 시도하면 3번은 한 달 안에 실패하는 것 같네요. 가장 최근에는 독서실 일도 잘렸고요… 그러니까 어머니가 “내가 언제까지 니랑 같이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냐”고 그러시더라고요. 저도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서, 뭐라고 말씀을 드릴 수가 없네요. 저는 정말 훌륭한 백화점 직원이 될 수 있는 일머리만 있었으면 소원이 없겠어요. 노력해서 준비할 수 있는 부분은 다 준비했어요. 노력해서 준비되지 않는 부분이 울음이 나올 정도로 한스럽네요. 어줍잖은 위로는 못하겠어요. 어쨌든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려고요. 공황장애도 여러번 왔고 손목도 여러 번 그었지만 이제 그것도 익숙해요. 100번에 한 번이라도 좋으니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같은(?) 이렇게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은요. 그리고 선생님께서 실수하신 부분은 제가 피하는 직종이에요. 절대 안되더라고요… 노력해보려고 해도 노력하는 과정이 남들에게 민폐니까… 하지만 또 같은 직종도 할때마다 새로운 일들이어서 단언은 못하지만요…

  2. 남들에게 폐는 끼쳤고, 책임도 있고, 죄송하지만, 솔직히 그럴 때마다 내가 뭘 잘못했냐는 생각도 들어요. 뭘 잘못했는데요… 진짜 솔직히 나때문에 피해 본 사람들한테 화를 내고 싶지는 않지만 솔직히 남들이 말하는 것처럼 “할 생각이 없어서” 실수하는 건 아니잖아요…

  3. 이기적이고 못난 생각인 거 알지만…(슬퍼서 마지막 독서실 알바비는 죄송하다고 그냥 안받았어요) 걱정해줘봐야 돌아오는 건 욕이랑 고소하겠다는 협박밖에 없었어요…뭐 그냥 제 경우는요…

  4. 저도 실수를 많이 했습니다.
    그것도 저한테 잘해주었던 친한 사람들한테 까지도요.

    마음에 가책을 느끼는 건 그래도 본인이 착한 양심이 있다는 거에요.

    물론 당장에 그러한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야 없겠지만,
    문제는 과거의 그런 문제에 빠져있다가
    앞으로 찾아올 더 큰 시련을 맞딱드릴 수도 있다는 걸
    한번 상기시켜보면, 얼릉 일어나셔야됩니다.

    그 원인이 자신의 부주의로 인한 것이라 칩시다.

    예를 들어, 제 부주의로 길을 걷다가 크게 넘어졌어요.
    그럴때 계속 넘어져있으면서 “나는 왜 부주의 했을까…”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가는 차가 올 수도 있어요.

    물론 제 예가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일어나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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