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또 한 해가 저물고 여전히 난 세상이 어렵지만
내 옆에 나란히 함께 걸어갈 널 만난 걸 감사해 사랑해요
새로운 시작을 열게 해준 너
돌아보면 유독 힘들었던 올 초
한 살 더 먹기만 한 나의 초라한 시작
그러던 날 기적처럼 널 만났고 매일 아침 눈을 뜨는 게 두근거렸지
지친 하루의 끝에 너의 목소리 그 하나로 내일을 내딛고
세상 끝에 서도 한 번 해 볼만 할 것 같았어
벌써 이렇게 또 한 해가 저물고 여전히 난 세상이 버겁지만
어디든 나란히 함께 걸으며 마주보면서
매년 올해처럼 뜨겁게 살 수 있기를
산다는 게 매일 전쟁 같던 하루 어제와 늘 같던 오늘에 겁이 났었지
지친 하루의 끝에 축 쳐진 어깨 위 포개진 너의 그 온기로
세상 다 가진 듯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어
이제 이렇게 또 한 해가 저물고 새 달력을 채워가야 할 시간
아무리 헤매도 길을 잃어도 오래 걸려도
너와 함께라면 벅찬 새로운 시작 너와 함께
[김동률 single ‘Yule’ – 새로운 시작(feat. 새로운 시작)]
Replay가 수록된 앨범에 있는 새로운 시작 이라는 노래다.
률님의 오케스트라 편곡과 가사, 률님의 목소리가 정말 벅차게 만든다.
가사가 정말 주옥같다는걸 다시 한번 느낀다.
한 해가 저물어 간다.
연말이 될 때면 항상 이 노래를 들었지.
내 살면서 가장 열정적으로 살았던 때가 23살이었던거 같다.
20살 적성에 맞지 않아 자퇴한 실패를 한 후
제대 후 23살에 새로운 학교로 옮긴 때였지.
23살이었던 2013년 12월에도 난 이 노래를 들었지.
시험기간이 아닐 때에도 수업을 마치고 버스 막차시간까지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주말엔 편의점 야간알바를 했었다.
방학 때 해외여행 가는 사람들도 부럽기도 했고 이 젊은 날 경험 쌓는 일보다
공부만 해야하는건가 싶었지.
(그러게 어릴 때 더 진작에 하지 그랬냐? 아… 저 어릴 때도 나름 공부하려고 노력은 했지만,
효율꽝 에이디라서… 흠… 그러냐?)
근데 그 어리다고 한 중학생, 고등학생 때도 20대 초반의 열정만큼 공부하진 않았었다.
이미 20살 자퇴하여 1년을 날린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더 필사적으로 해야한거일지도?
그렇게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 도서관을 나와 긴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난 이 노래를 꺼내들었다.
아직도 그 때가 생각난다.
노래는 어릴 때나 그 때나 지금이나 나의 지친 마음을 풀어주고, 용기를 주고, 다시 살 힘을 준다.
입사 후 2016년, 2017년의 연말은 꽤 끔찍했다.
그때마다 정말 아팠고, 괴로웠다. 특히 2017년에는 일하다가 쓰러질 뻔 했으니.
업무 특성상 시즌에 따라 일이 과중되다보니 연말이면 정말 바빴다.
(다행히 비시즌일 땐 여유롭다.)
더구나, 본래 업무에 이어 신입사원 교육 프로젝트를 소화하다 보니 정말 피곤하고 신경쓸 거도 많았고 그랬다.
거기다 회사업무와 관련된 자격증 공부까지.
2016년, 2017년의 연말마다 퇴사 충동은 강렬하게 일었다.
2018년 연말이 되기 전에 어떠한 일로 역시나 퇴사 충동이 일었지만 어릴 때부터 고군분투에 치열하게 싸워온 나는
역시나 견뎌내고 살아간다.
(어차피 나중에 더 힘들 일 올거니 그 다음 공격이 올 때까지 더 단단해져야만 한다. 마치 타워티펜스 같다니까.)
2018년의 연말은 5년마다 하는 큰 심사가 있었지만 그래도 이미 자격증 취득을 했고,
신입사원 교육 프로젝트를 이미 거의 마친 후라 괜찮았다.
(하지만 몇년 뒤에 또 할 게 있긴 함 ㅜ)
올해 연말은 지난 연말에 비해 수월하고 안정돼서 좋고 편하다.
안정되고 편하다보니 그 삶에 젖게 되면 다시 나태해지는거 같다.
2019년이 되면 새 달력을 채우고 다시 예전처럼 바쁘게 살아야 겠다.
이 노래의 마지막 가사를 올리며 글을 마친다.
p.s : 이 노래에 해당하는 ‘너’를 올해에는 새로이 만났으면 좋겠다.
이제 이렇게 또 한 해가 저물고 새 달력을 채워가야 할 시간
아무리 헤매도 길을 잃어도 오래 걸려도
너와 함께라면 벅찬 새로운 시작 너와 함께

어쩔 때 보면 노래보다도 노래를 듣던 내 기억이 감정을 일으키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마다가 자기 노래를 갖게 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숙면님께는 률님의 노래가 그렇겠어요.
입사 전에 그렇게 노력하고 입사 초반의 고통까지 다시 겪어내고… 대단하다 싶으면서도 당연스레 저도 넘어야 할 산이라 두렵기도 하네요. 아마 저를 제 노래가 구하겠죠(전 tomaso albinoni의 아다지오…) …그래야 해요!!ㅠㅠㅠ 힘들었던 기억이 고군분투하는 숙면님을 도왔듯이, 저도 제 고난이 그러게 해야겠지요. 자기연민이나 슬픔에 너무 자리를 내주지 말고.
너무 힘들었던 연말, 이번엔 다소 괜찮은 연말. 행복하게 보내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아주 그렇습니다. 률님 노래 중 6집 ‘그 노래’ 의 가사를 인용해보자면 ‘노래는 추억들을 부르지, 아랑곳 없이’ 라는 표현이 있죠. 률님 또한 공식홈페이지 일기장에 ‘리콜렉팅 ; Recollecting’ 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어떤 노래를 들으면 그 때의 순간이 아주 선명하게 떠오르게 된다고 했죠.
울무나겨님에게도 힘이 되는 울무나겨님만의 노래가 있군요!
고군분투는 결코 아무 쓸데도 없이 고통과 스트레스만 주진 않는다 생각하니다.
그 고군분투를 잘 활용하지 못하면 그저 쓰잘데기 없지만 이걸 잘 활용하면 귀중한 자산이자 나의 훈장이 됩니다.
타워디펜스처럼 다음 공격(고난)에 대비하기 위해선 더 강해져야먄 하거든요.
울무나겨님도 연말 잘 보내세요! 글들을 보면 올해도 뜨겁게 사셨던거 같은데 내년에도 그 마음이 마라톤처럼 지속되어 쉽게 식지않으실겁니다.
‘매년 올해처럼 뜨겁게 살 수 있기를’
저도 요새 미친듯이 빠져있는 가수가 있는데(유튜브는 위험한 곳ㅜ) 꼬꼬마때 덕질하던 그룹이었거든요. 내가 정말 그 노래들이 좋아서 이러는 건지 아님 그시절의 아련한 추억이 떠올라서 이러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숙면님한테는 률님이 오랜 시간 함께한 동반자 같겠어요. 저는 @답게 이 가수 좋아하다 저 가수 좋아하다 하는데 지고지순하신듯
리스펙합니다b
동반자 하니까 률님 1집 ‘동반자’ 가 생각나네요 ㅋㅋ(그만해 좀!!)
아침님의 경우 둘다 해당되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그 노래들이 좋기도 하고, 그 시절의 아련한 추억이 떠오르기도 해서 그런거지 않을까 하는…